수제 맥주·방송·보육서비스·화장품 이어 주얼리까지…

"패션 사업만으론 미래 없다"
M&A로 사업 다각화 나서
“기존 사업과 겹치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업종과 브랜드를 가리지 않는다.”

패션기업 LF의 인수합병(M&A) 원칙이다. 최근 5년 동안 이 회사는 10여 건의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먹고, 입고, 들고, 신고, 즐기는’ 모든 부문을 아우르고 있다. 이런 공격적인 확장은 기존 패션 사업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LF는 최근 이에르로르를 인수하며 주얼리 사업에도 진출했다. 몸에 걸치는 모든 제품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패션기업 LF "도대체 안 하는 게 뭐냐"

몸에 걸치는 모든 제품으로 확장

40여 년간 의류에 주력한 LF가 사업 다각화에 나선 건 2015년부터다. 1974년 반도패션으로 시작한 LF는 패션 시장 성장이 정체되자 사업 다각화로 눈을 돌렸다. 2015년 패션 전문 온라인기업 트라이씨클을 인수한 데 이어 동아TV, 수제 맥주 제조업체 인덜지, 일본 식자재 유통업체 모노링크, 폴라리스TV, 구르메F&B, 크라제버거 상표권, 영유아 자녀 보육 서비스업체 아누리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부동산과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을 인수하고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맨 룰429를 시장에 새로 선보였다.

국내 패션업체 가운데 LF처럼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LF는 올 하반기 여성용 화장품 시장에도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LF 관계자는 “LF의 목표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F의 백화점 의류 매출은 부진하지만 수익성 높은 자사 온라인몰을 활용해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식자재, 화장품, 부동산신탁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패션 분야의 유통망을 효율화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사업이 신성장동력

LF는 ‘사업 다각화’로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안으로는 효율성을 높이는 ‘이익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이 회사는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닫고 백화점 점포를 확 줄이는 등 ‘내실’을 기하는 데 공을 들였다.

대신 자사 온라인몰인 LF몰에 역량을 쏟았다. 자사 브랜드뿐 아니라 타사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소비의 주축인 밀레니얼세대를 겨냥해 LF를 한글로 표기한 ‘냐’ 시리즈 광고를 제작하는 등 그동안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마케팅을 벌였다. 몇 년 만에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LF몰은 쿠폰, 타임세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썼다. 현재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LF몰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은 사람이 100만 명이 넘는다. 패션업체 앱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효율화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 1조7067억원, 영업이익 11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로, 다른 패션업체들(4~5%)보다 높다. 증권가에서는 LF의 올해 영업이익률이 9%대로 오르고, 2021년에는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