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한 모든 연금 조회

뱅크샐러드, 연금조회 서비스 인기
신한 '내 모든 연금' 출시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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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OO님은 만 59세부터 월 189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직장인 김모씨(34)는 요즘 은행 앱(응용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며 노후를 상상해 본다. 모바일 연금 조회 서비스에서 은퇴 이후에 매달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그동안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통해 낸 연금 총액과 함께 향후에 수령할 상세 금액이 나온다. 연금 수령 시점까지의 물가상승률이 반영돼 보다 정확한 수령액을 가늠할 수 있다. 김씨는 “신입사원 때만 해도 막연하게 개인연금을 가입해두는 것이 좋다는 얘기만 들었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확인·관리할 수 있어 안심이 된다”며 “수익률이 좋은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직접 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서비스에도 핀테크(금융기술)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후 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핀테크 업체들은 물론 대형 은행들도 잇달아 모바일 연금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점포에 가지 않더라도 퇴직연금 현황을 확인하고 관련 상품에 가입하는 등 편리하게 노후를 설계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퇴직연금 모바일 서비스 ‘봇물’

퇴직연금 핀테크 시대…月수령액까지 모바일로 '한눈에'

퇴직연금 분야에 핀테크 혁신을 가져온 시초는 자산 관리 플랫폼인 뱅크샐러드다. 이 업체는 지난 3월 개인의 연금을 클릭 한 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금조회 서비스’를 열었다. 매달 지불하고 있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개인의 연금 목록을 모두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쌓인 총 연금액과 연금별 납입 금액, 연금 개시연도와 해당 기간에 받게 될 월 수령액까지 구체적으로 조회가 가능하다.

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은행들도 각각 새로운 모바일 연금 서비스를 내놨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연금자산 통합 관리 플랫폼인 ‘내 모든 연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 앱인 ‘쏠(SOL)’에서 본인이 가입한 모든 연금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데이터를 스크래핑(인용)하는 방식이다. 목표 연금 수령액에 가입하면 현재 가입한 상품을 기준으로 부족한 금액이 얼마인지 보여준다. 올해 적립한 연금액을 반영한 연말정산 세액공제 예상 금액도 볼 수 있다.

농협은행도 ‘NH스마트뱅킹’ 앱에서 ‘올(ALL) 100플랜 은퇴설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본인이 은퇴 후 필요한 월 평균 생활비 등을 설정하고 현재 연금 가입 현황을 입력하면 은퇴 준비 상황을 분석해준다.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인증 없애고 AI 활용도

일부 모바일 퇴직연금 서비스는 인공지능(AI)과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찾아주는 기능을 갖췄다.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앱에서 ‘MY연금’ 서비스를 별도로 운영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 쌤’이 개인 성향에 맞는 연금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자신의 연금 상품 수익률을 다른 가입자와 비교할 수 있는 ‘수익률 비교’ 기능도 갖췄다. 우리은행 앱 ‘원터치 개인’의 ‘우리로보알파’는 주택마련·교육·결혼 등 투자 목적에 맞춰 상품 구성을 제안한다.

모바일 전용으로 복잡한 인증 절차를 없앤 은행도 생겼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연금자산 관리 전용 모바일 플랫폼인 ‘하나연금통합포털’을 열었다. 별도의 가입이나 인증절차를 없앴다. ‘하나원큐’ 앱만 깔면 계좌가 없어도 이용이 가능하다. 연금 자산을 한눈에 보고 AI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분야에서 불고 있는 핀테크 바람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자산 관리 담당 부장은 “과거에는 퇴직연금이 당장 받을 자산이 아닌 데다 직접 관리가 어려워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았다”며 “모바일로 한눈에 확인하고 수익률 비교 등이 쉬워진 만큼 스스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등 적극적인 운용 전략을 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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