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 소니코리아 JTI 이어 신제품 출시행사 취소…브랜드 노출 부담
일본차 업체들 "한국 지사만 전전긍긍"
불매운동 여파는 월말부터 집계될 듯
한국닛산이 신형 알티마 출시 행사를 취소했다.

한국닛산이 신형 알티마 출시 행사를 취소했다.

일본차 업계가 연일 높아지는 반일 감정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 국민감정을 지속 자극하는 가운데 글로벌 본사에서도 이를 방관하고 있어 한국 지사만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다.

한국닛산이 16일로 예정됐던 신형 알티마 출시 행사를 취소했다. 이번 알티마는 한국넷산의 주력 차종이고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된 신형 6세대 모델이다. 때문에 한국닛산은 지상파 드라마에 신형 알티마를 노출시키는 등 홍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16일에는 대대적인 행사를 통해 신차를 일반에 공개하고 미디어 대상 시승행사도 개최할 예정이었다.

행사를 취소한 배경은 높아진 반일 감정에 있다. 일본이 정치적 목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을 규제했고 한국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의 감정이 악화됐다.

이에 더해 일본 정부가 한국이 대량살상무기의 재료가 되는 화학 소재를 북한에 밀수출했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며 일제 불매 운동도 더욱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차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일본 수출 규제 파문에 신제품 발표회를 취소한 일본 기업도 소니코리아, 담배업체 JTI에 이어 한국닛산까지 3곳으로 늘어났다. 한국닛산은 사전계약을 받은 신형 알티마 출시는 오는 16일부터 계획대로 진행하지만, 이후로도 홍보·마케팅 활동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서울 은평구의 한 식자재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의 한 식자재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른 일본차 업체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이브리드차 기술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한 업체는 참가자들에게 비보도를 요청했다. 단순 기술에 대한 강연이었지만, 한일 관계가 경색된 국면에서 자사 브랜드를 전면에 노출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이번 사태는 쪼그라드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브랜드가 약진하던 상황에 벌어져 한국지사 임직원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수입차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메르세데스-벤츠마저 신차 판매량은 20% 줄었다. 이에 반해 도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차 브랜드 판매량은 10.3%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에 상황을 전달하고 지침을 요청했지만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냥 ‘알아서 잘 하라’는 식이어서 한국 직원들만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는 “벤츠를 추격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갑작스런 소식에 회사 분위기가 나빠져 임직원들이 여름휴가 계획도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일부 매장에서 구매계약을 취소했다는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만 아직 업체들은 구체적인 영향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달 판매량을 집계하기 때문에 월말이 되어야 어느정도 여파가 있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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