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에 위협 받던 메르세데스-벤츠, 수입차 왕좌 수성 전망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두고 수입차 업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SUV 디스커버리 특별 할인에 들어간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두고 수입차 업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SUV 디스커버리 특별 할인에 들어간다.

한일관계 냉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수입차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았지만, 일본 맥주 판매량은 급감했고 일부 소매점에서는 일본산 제품 판매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소니코리아와 JTI코리아는 11일로 예정됐던 신제품 발표회도 취소했다. JTI코리아는 일본 담배 '메비우스(옛 마일드세븐)'를 판매하는 업체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줄어드는 수입차 시장에서 역주행을 지속하던 일본차 브랜드에 타격을 입히고 잠재 고객을 빼앗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두고 수입차 업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마세라티는 잔존가치 보장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두고 수입차 업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마세라티는 잔존가치 보장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지만 도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차 브랜드 판매량은 10.3% 증가했다. 디젤게이트 이후 수입차 시장이 일본차가 주력으로 삼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된 탓이다. 혼다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량 판매가 늘었고 고급 브랜드 렉서스도 30%대 성장률을 보였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당분간 일본차의 공격적 마케팅은 어려워질 것"이라며 "일본차 잠재고객이 다른 브랜드로 눈을 돌리더라도 그 대상은 수입차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 눈높이에 부합하는 제품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프로모션을 선보인 브랜드도 다양하다. 한일관계 경색 국면 이전부터 준비했던 것이지만 시기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SUV 디스커버리 30주년을 기념해 특별 할인에 들어갔고 마세라티는 최대 55%의 잔존가치를 보장하는 운용리스 상품을 선보였다.

디젤게이트 이후 영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서울시와 함께 통학로 주변 나무를 심는 ’초록빛 꿈꾸는 통학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애스터마틴도 두산베어스와 손잡고 프로야구 팬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두고 수입차 업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애스터마틴은 두산베어스와 스포츠 마케팅을 선보인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두고 수입차 업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애스터마틴은 두산베어스와 스포츠 마케팅을 선보인다.

이번 사태로 조용히 미소짓는 브랜드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3년 연속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왕좌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수입차 판매량 점유율은 2016년 25.01%, 2017년 29.54%, 2018년 27.15%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위 자리 수성에는 성공했으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가까이 급감했다. 수입차 시장이 쪼그라드는 가운데 성장에 나선 렉서스와 도요타, 혼다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차의 반격은 다소 수그러들 전망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 이후 수그러들더라도, 악화된 국민감정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수입차 1, 2위를 기록했고 렉서스, 도요타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국내 시장에서 독일차의 독주는 올해도 무난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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