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프로슘(Dy·원자번호 66)은 란탄족에 속하는 희토류 원소 중 하나로, 1886년 처음 발견됐다. ‘얻기 어려운’이란 뜻을 가진 그리스어 단어 ‘dysprositos’에서 이름을 따왔다. 실제 희토류 중에서도 분리 과정이 매우 까다로운 원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하게 됐다.

디스프로슘은 희토류 원소 중 존재량이 꽤 많은 축에 속한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5.2ppm(1ppm=0.0001%)으로, 중란타넘족 원소 중 가장 많다. 모자나이트, 희토류광, 가돌리나이트 등 희토류가 섞여 있는 여러 광석에서 발견된다. 20세기 후반에 상용화되기 시작한 이온 교환 기술을 통해 주로 얻으며, 사실상 중국이 생산을 독점하고 있다.

디스프로슘은 전기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 발전 터빈의 핵심 소재로 쓰이고 있다. 다른 희토류 원소들이 잘 견뎌내지 못하는 고온에 내성을 가진다는 사실 때문에 해당 제품들에 쓰이는 영구자석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원료로 사용된다. 많은 원자재 전문가들은 디스프로슘을 상업적 중요도와 공급 부족에 따른 위험도가 가장 큰 희토류 원소로 분류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외에도 디스프로슘은 네오디뮴 영구자석, 원자로 제어봉, 자기변형 합금, 레이저 장비 등의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디스프로슘은 하드디스크, CD, SD메모리카드 등과 같은 데이터 저장 장치의 필수 소재가 되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