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필요할 때 꺼내쓰는 핵심
잇단 화재에 신규 발주 '제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기 위한 필수 설비다. 태양광은 해가 떠있을 때만, 풍력은 바람이 불 때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ESS는 전력을 저장했다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 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1490개의 ESS가 있다. 이 중 3분의 1인 522개는 가동을 멈췄다. 2017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23건의 ESS 화재가 발생해 정부가 가동 중단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2년 전 전북 고창 해안의 컨테이너에 설치됐던 ESS가 폭발한 것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26일에는 전북 장수의 태양광 발전소 ESS에서 불이 났다. 정부는 2017년 말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발표한 이후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ESS 보급을 장려해왔다. 2016년 206개에 불과하던 ESS가 일곱 배로 늘어난 이유다. 1490개의 ESS 중 절반 이상인 778개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설치돼 있다. 나머지 712개는 공장 등에서 값싼 심야 전기를 저장했다 낮에 사용하기 위한 용도로 쓰인다.

하지만 잇단 화재로 올해 ESS 신규 발주 건수는 ‘제로’다. ESS 보급이 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ESS의 안전 규제를 강화하는 대책을 지난달 발표했는데 이로 인해 ESS 설치가 더 힘들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SS용 대용량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를 안전관리 의무 대상에 포함하고, ESS용 배터리 등은 다음달부터 정부 안전인증을 받아야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 안에 ESS 설비를 들여놓을 때는 용량이 600㎾h를 넘지 않아야 하고, 야외에 설치할 때는 별도 전용건물을 지어야 한다.

이태훈/구은서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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