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는 전통예술인 나전칠을 도어 등에 적용한 나전칠 엘리베이터 실물(사진)을 지난 4일부터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개했다. 티센크루프는 칠예가 전용복 장인과 손잡고 2년여 동안 준비한 나전칠 엘리베이터를 지난 4월 출시해 호텔과 리조트,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등에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19일 찾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충남 천안공장. 로봇 팔이 쌓여 있던 철판을 컨테이너 크기의 판금유연생산시스템(FMS) 작업대에 올렸다. 철판을 자르고 구부리고 용접하는 작업을 모두 로봇이 했다. 철판이 승강기 도어로 탈바꿈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79초.예전에는 직원 13명이 각각의 세부 공정에 투입돼 일일이 기계를 조작해 해온 작업이다. 도어 형태에 따라 20~30분까지 걸렸다. 지금은 시스템 관리에 4명만 투입될 뿐이다. 모든 공정을 기계가 한다. 윤영섭 티센크루프 스마트팩토리추진실장은 “지속적인 공장 스마트화로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말했다.티센크루프는 2012년까지만 해도 현대엘리베이터와 오티스에 이은 ‘만년 3위’ 업체였다. 2013년 점유율(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설치 기준) 15.8%로 오티스(13.4%)를 처음 제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4.3%까지 끌어올렸다. 2012년 4026대에 그쳤던 연간 생산 대수는 지난해 1만1570대로 뛰었다.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으로 회사 안팎에선 2012년 취임한 박양춘 사장의 리더십과 함께 공장 스마트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꼽는다. 2016년 200억원을 들여 도입한 FMS는 대표적 스마트화 사례다. 윤 실장은 “티센크루프의 공장 스마트화는 현장에서 직접 기계를 다루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진행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천안공장은 곳곳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해 작업량과 시간, 품질, 사고율 등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불량이나 오작동이 발생하면 기계가 스스로 진단하고 바로잡는 기능도 갖췄다.티센크루프는 설계실 직원의 제안에 따라 엘리베이터 설계도 자동화했다. 엘리베이터는 건물에 따라 디자인과 성능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설계는 당연히 사람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현재는 10여 개의 특성만 입력하면 컴퓨터가 엘리베이터 도면을 알아서 설계하며, 그 도면은 자동으로 공장 내 모든 기계에 뿌려진다.티센크루프는 재고 관리도 스마트화했다. 예전에는 어떤 재료가 어디에 들어갈지 예측하기 어려워 한 달 치씩 재고를 쌓아두기도 했으나, 현재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생산 3일 전에 입고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티센크루프는 자동화율을 대폭 끌어올리면서도 고용 규모는 1100여 명으로 5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 공정에 투입해온 근로자들을 출하 라인 등으로 전환 배치했다.천안=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미국 3위 통신사 T모바일과 4위 스프린트의 260억달러(약 30조7580억원) 규모 합병을 놓고 뉴욕, 캘리포니아 등 10개 주 검찰총장들이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반대 소송을 제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들은 대형사 간 합병이 이뤄지면 시장 경쟁 구도가 약화된다며 합병 중지를 요구했다. 소송에 참여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병은 이동통신 서비스 품질 저하와 요금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며 “이에 따른 소비자 추가 비용은 연간 45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작년 4월 합병 협상을 체결했다. 하지만 합병이 최종 성사되려면 미 법무부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신생 합병 회사가 출범 후 3년 내 미국 97% 지역에 5세대(5G)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등의 조건을 내걸고 합병에 찬성 견해를 밝혔다.한편 유럽연합(EU)은 이날 독일 철강회사인 티센크루프와 인도 타타스틸의 합병 승인 신청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 측은 “두 회사가 합병하면 제품 가격은 오르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은 11일 독일 철강회사인 티센크루프와 인도 철강회사인 타타스틸의 합병 승인 신청을 불허키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이에 따라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철강회사의 탄생을 예고했던 두 회사의 합병은 무산됐다.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유럽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과 줄어든 선택의 폭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적하며 합병 불허 배경을 설명했다.앞서 두 회사는 오랜 협상 끝에 작년 6월에 합병하기로 최종적으로 뜻을 모으고 지분 50대 50으로 새 합병회사인 티센크루프-타타스틸을 출범하기로 합의했다.이후 EU는 작년 9월부터 티센크루프-타타스틸에 대한 반독점 심사를 벌여왔다.두 회사는 EU의 합병심사 과정에 합병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이미 지난달 합병 계획을 재평가 해 사실상 합병 계획을 백지화한 바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