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ILO 핵심협약 비준 서둘러라”…한국정부에 전문가패널 소집 요청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4일 한국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했다. 전문가 패널 소집 요청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분쟁해결 절차의 마지막 단계다. EU는 한-EU FTA가 발효된 2011년 7월 이후 우리 정부에 ILO 핵심협약 비준에 나설 것을 요구해왔다.

우리나라는 1991년 ILO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지만 결사의 자유에 관한 제87호와 제98호 협약을 포함한 4개의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EU는 지난해 12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며 분쟁 해결 절차에 돌입해 우리 정부와 협의를 진행해왔다. 정부는 지난 5월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비준 절차를 밟는 동시에 9월 정기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EU는 국회에서 비준동의안 처리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정부간 협의’의 다음 단계인 전문가 패널 소집을 이번에 공식 요청했다.

EU가 분쟁절차에 착수하면서 앞으로 2개월 안에 전문가 패널(3명)이 구성된다. 전문가 패널은 이후 90일 동안 한국의 FTA 규정 위반 여부를 따지고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EU와 우리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전문가 패널이 EU가 제기한 쟁점에 대해 객관적이고 중립적 판단을 하도록 우리 정부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겠다”며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 법 개정 등을 위한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