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등의 여파로 경제 심리가 위축되면서 세계 자동차 수요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에서는 판매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추세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세계 주요 지역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했다. 5월에도 작년 같은 달 대비 -7.0%를 기록하며 작년 9월 이후 9개월 연속 후진했다. 영국 조사기관인 LMC오토모티브가 추정한 수치로, 중대형 상용차를 제외하고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는 승용차와 픽업트럭 등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중국은 올 들어 승용차 누적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2% 추락했다.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책과 주요 업체의 신차 마케팅 등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돼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이 기간 2.4% 감소했다. 경제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3월 이후 주요 업체의 판매 인센티브가 줄어든 탓이다. 유럽도 승용차 판매가 2.0% 줄었으며, 인도는 6.9% 감소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기 둔화에다 전기자동차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내연기관 기반 차량의 판매가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