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4대 금융지주가 소란스럽다. 포화되고 있는 국내 은행업을 벗어나 추가 성장을 위한 동력 마련에 분주하다. 2019년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을 조망해 봤다.
[금융지주 반기결산] 신한금융① 남은 임기 8개월…조용병의 2년간 성적표는
2017년 3월 신한금융그룹 수장에 오른 조용병 회장(사진)은 통찰력과 조직관리 역량을 고루 갖춘 인사로 평가받는다. 신한비엔피(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신한은행장 등을 거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으로 15개 자회사와 2만7800명의 임직원을 2년간 무리 없이 이끌었기 때문이다.

16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조 회장은 취임 후 있었던 두 번의 신년사에서 '더 높은 시선(視線), 창도(創導)하는 신한'이라는 동일한 기치를 내세웠다.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을 목표로 시선을 높인 뒤(2018년), 그룹 전체의 창조적 실행력을 강화해야 한다(2019년)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하나의 사업에만 몰두하지 않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비은행 부문의 강화를 이야기한 것이다.

2017년 KB금융지주에 내줬던 업계 1위(연간 순이익 기준) 금융그룹의 위상도 1년 만인 2018년 되찾아왔다.

조 회장의 목표는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다. 수십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신한금융그룹에 '하나의 목표, 하나의 방향'을 일관되게 지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아시아의 선도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통된 목표와 방향 설정은 필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해 과제로 확장(擴張), 쇄신(刷新), 선도(先導), 행복(幸福)을 앞세웠다.

국내 환경은 녹록지 않다. 주요 사업인 은행업에 있어 가계대출의 점증으로 인한 정부의 대출 규제가 여전하고, 인터넷은행 등 새로운 경쟁자도 출현했다. 조 회장이 해외 진출과 디지털 사업 강화를 겨냥한 배경이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한 2015년부터 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2배 수준으로 늘리고 모바일 뱅킹와 빅데이터를 적극 육성했다.

조 회장이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해외 시장이다. 저금리·저성장에 금융회사의 순익구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경쟁사들의 도전은 심화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70위권(자기자본 기준)이다. 조 회장은 내년까지 그룹 내 해외 수익 비중을 20%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사진=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은 이를 위해 은행을 넘어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의 비은행 그룹사들의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그룹사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 디지털 부문 강화, 자체 역량 확보 등 유기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글로벌 부문의 비약적 성장은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다. 유기적 성장과 M&A를 통한 비유기적 성장의 '투트랙' 전략으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2018년 그룹의 해외 수익은 전년 대비 36.8% 성장한 3215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10.3%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거점을 구축하고 있어, 연간 두 자릿 수의 성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개국에 188개 거점을 구축했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거의 대부분의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직접 나서 주주들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다.

조 회장의 '원신한'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연임이 필요하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오는 12월부터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1위 재탈환, 오렌지라이프 인수 성공 등 성과 면에서는 합격점이란 평가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