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동원참치 생산 공장.  동원산업 제공
1980년대 동원참치 생산 공장. 동원산업 제공
동원그룹이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69년 4월 서울 명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탄생한 동원은 현재 수산·식품·패키징·물류 사업을 운영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4대 사업축을 통해 국내외에서 연간 약 7조2000억원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참치캔부터 증권업까지

국내 첫 참치캔 출시 후 62억캔 판매…수산·식품·패키징·물류 4대 사업축 완성
지금의 동원그룹을 만든 가장 중요한 사건은 ‘동원참치’ 출시다. 동원은 1982년 국내 최초로 참치 살코기를 통조림에 담은 참치캔을 선보였다. 동원참치는 출시 이후 62억 캔 이상 판매되는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국민 식품’ 중 하나가 됐다.

이후 양반김, 양반죽, 육가공식품 등 다양한 식품을 출시하며 식품사업을 키웠다. 2000년 본격적인 식품사업 확대를 위해 식품가공유통계열사인 ‘동원F&B’를 분할 설립했다. 동원F&B는 이후 유가공사업, 건강기능식품사업, 온라인유통 사업 등에도 진출했다. 동원은 1982년 증권업에도 뛰어들었다. 당시 인수한 ‘한신증권’은 현재 국내 최대 증권그룹 중 하나인 한국투자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

동원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에도 도전에 나섰다. 미국 최대 참치 브랜드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한 것이다. 당시 3억6300만달러에 달하는 대형 글로벌 M&A를 성사시키며 화제가 됐다. 이후 아프리카 세네갈의 ‘S.C.A SA’와 베트남의 ‘TTP’ ‘MVP’ 그리고 미국령 사모아의 ‘탈로파시스템즈’ 등 해외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며 경영 범위를 글로벌로 넓혀가고 있다.

○식품·물류사업 투자 확대

조업선 ‘제31동원호’
조업선 ‘제31동원호’
동원그룹은 최근 10년간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산·식품·패키징·물류 4대 사업축을 완성했다. 2012년 대한은박지를 시작으로 3년 동안 국내외 6개의 패키징 관련 기업을 인수했다. 동원시스템즈는 한두 가지 카테고리에 국한하지 않고 연포장, 유리병, 페트, 캔, 산업용필름 등 전 분야에 걸쳐 사업 인프라를 갖고 있는 국내 유일 종합패키징 기업이다.

물류산업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16년에는 국내 굴지의 물류기업인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부산신항 동원로엑스 물류센터를 열었고, 부산신항 최대 물류기업 ‘BIDC’를 인수했다.

동원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조직문화를 혁신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단순 사무처리 분야를 시작으로 전사에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도입하고 있다.

주요사업 분야의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최신형 신규 선망선 두 척을 새롭게 출항시킨다. 식품유통과 첨단물류를 위한 대규모 복합센터인 ‘성남 복합물류센터’와 친환경 패키징을 선도할 횡성 무균충전음료사업(압세틱) 공장, 동원홈푸드 충주공장도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아울러 동원몰, 더반찬 등 온라인유통 강화를 위한 온라인전용물류센터 설립 및 가정간편식(HMR), 펫푸드 등 성장가능성 높은 식품사업 분야에서도 투자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도경영과 사회공헌활동

동원그룹의 정도경영 문화는 김재철 명예회장이 1991년 사상 최대 증여세를 자진 납부한 사례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당시 장남인 김남구 부회장에게 동원산업 주식을 증여하며 62억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자진 납부해 주목받았다. 회사 측은 “국가에 대한 납세 의무와 일자리 창출, 흑자경영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명예회장은 창립 10주년을 맞은 1979년부터 사재를 출연해 ‘동원육영재단’을 세우고 교육 관련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나눠주는 ‘책꾸러기’와 대학생 대상 전인교육 프로그램인 ‘라이프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인재 육성을 위해 40여 년간 약 42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