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스위트홈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벌’.  오뚜기 제공
1996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스위트홈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벌’.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1969년 서울 영등포 문래동4가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카레 배전기 한 대가 생산 시설의 전부였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현재 국내 대표 종합식품기업이 됐다. 오뚜기는 국내 식품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첫 제품은 즉석 분말카레

오뚜기의 첫 제품은 1969년 5월 5일 내놓은 즉석 분말카레였다. 이후 수프, 케찹, 마요네즈 등으로 제품을 확대했다. 당시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해외 식품을 국내에 소개했다.

국내 ‘최초’ 기록도 많다. 영업사원이 거래처를 방문해 진열을 돕고 소비자와 대면하는 ‘루트세일’을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국내 최초의 시식판매, 판매 여사원 제도, 차량광고, 제품박스를 활용한 광고 등을 한 것도 오뚜기였다. 1981년에는 가정간편식(HMR) 제품 효시인 ‘3분 요리’를 내놨다. 1987년 라면 시장에 진출한 것도 오뚜기의 지난 50년 역사에 중요한 ‘사건’으로 꼽힌다. 오뚜기는 1988년 매출 1000억원을 처음 넘겼다. 창업 이후 10년 안에 100억원 달성, 20년 안에 매출 1000억원 돌파란 창업주의 목표를 실현했다.

오뚜기가 외국산 식품 출시에만 열을 올렸던 것은 아니다. 1977년 식초, 1983년 참기름 출시에 이어 1986년에는 옛날 당면을 내놨다. 이어 국수, 미역, 물엿을 출시했다. 오뚜기의 전통식품 브랜드 ‘옛날 브랜드’는 이때 확립됐다. 1990년대에 들어선 삼남공장 준공(1992년), 중국풍림식품유한공사 설립(1994년), 오뚜기 뉴질랜드 출범(1995년) 등을 통해 사세를 지속적으로 확장했다.

○심장병 어린이 수술 지원도

오뚜기는 1990년대 이른바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굳혔다. 1992년 7월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어린이는 곧 나라의 희망이며, 미래사회의 주인공’이란 함태호 명예회장의 지론에서 비롯됐다. 매월 5명씩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를 지원했다. 오뚜기는 해를 더해가며 지원 인원을 늘렸다. 지금은 월 23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고 있다. 2019년 4월 기준 오뚜기가 지원한 심장병 어린이는 5000여 명에 달한다.

1996년부터는 ‘스위트홈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이후 올해까지 매년 개최했다. 오뚜기 제품을 아끼는 소비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시작한 ‘스위트홈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벌’은 해를 거듭하며 규모와 내용이 풍부해졌다. 가족 구성원들이 요리를 통해 ‘스위트홈’을 구현하는 이 축제는 오뚜기에도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오뚜기는 또 2012년부터 시작한 밀알재단 ‘굿윌스토어’를 통해 장애인에게 일감을 주고 자립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웰빙음식 카레의 효능과 효과를 학술적 근거로 입증하는 ‘카레 및 향신료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비롯해 화천 토마토축제, 산천어축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1996년 설립된 오뚜기함태호재단에서는 다양한 학술진흥사업, 장학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매출 2조원 달성

2000년대에도 오뚜기의 성장은 계속됐다. 2004년 설립한 대풍공장은 가정간편식 시장의 기반을 닦았다.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과 더불어 냉장, 냉동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2007년엔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함영준 회장이 취임한 2010년 이후 오뚜기는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지난해 내놓은 ‘쇠고기 미역국 라면’을 비롯해 다수의 신제품을 쏟아냈다. 라면 시장 점유율은 28%까지 높아졌다. 역대 최고 시장 점유율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2조971억원을 달성했다. 함 회장은 작년 10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한 국가생산성대상에서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오뚜기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올해는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내고 시대에 맞는 업무환경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라며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회사의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