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경제협력의 모범 사례가 됐다.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시설 준공식에 문재인 대통령과 국빈 방문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이 참석했다. 양국 정상이 한 기업의 준공식 행사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건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양국 관계자들은 “에쓰오일이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경제협력의 롤 모델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국내 기업이지만, 최대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화학 회사인 아람코다. 1991년 아람코가 쌍용양회로부터 에쓰오일 전신인 쌍용정유 지분 35%를 인수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아람코는 지분을 계속 늘려 현재 지분율이 63%에 달한다.

에쓰오일이 5조원을 투자해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준공한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은 아람코 석유화학 관련 기술의 집약체다. 축구장 68배 크기인 48만5000㎡ 규모로, 저부가가치의 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인 폴리프로필렌과 산화프로필렌 등으로 바꿔주는 시설이다. 연산 규모는 폴리프로필렌이 40만5000t, 산화프로필렌이 30만t이다.

에쓰오일은 이날 7조원에 달하는 공장을 울산에 더 짓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알려진 5조원보다 투자 규모가 2조원 더 늘어났다. 이날 준공식을 한 공장 인근에 연간 150만t 규모의 에틸렌과 스팀크래커,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시설(SC&D)이다.

에쓰오일은 이를 위해 지난 25일 아람코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람코는 기술 이전과 함께 투자 기간인 2024년까지 에쓰오일로부터 받아가는 배당을 최소화하는 등의 지원을 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한국에 석유화학 공장을 짓는데 두 차례에 걸쳐 총 12조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두 나라가 힘을 합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