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법인 분할) 취소를 요구하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불법 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노조원이 사내 직원 폭행에 이어 생산설비 파손까지 서슴지 않는 등 안하무인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법천지’라는 비난에도 꿈쩍 않고 있다.

급기야 현대중공업은 26일 임직원 명의로 호소문을 냈다. “노조는 불법 폭력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회사 측은 “노조는 작업장에 난입해 폭언을 하고 작업을 방해하거나 전기 및 가스 차단, 크레인 가동 방해 등 불법·폭력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24일 울산조선소 의장공장에 수백 명의 조합원이 난입해 특수 용접을 위한 유틸리티 라인을 절단하고 용접기를 비롯한 각종 생산설비를 부쉈다. 크레인 작동 시 철판 등을 묶는 슬링벨트를 훼손하기도 했다. 노조는 12일엔 사내 폭력에 관한 인사위원회가 열리던 해양공장 안전교육장에 강제로 난입해 휴게실 기물을 파손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불법 파업과 폭력행위로 인해 생산 차질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막가파식 작업장 내 폭력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25일부터 물적분할 주주총회 과정에서 폭력행위를 한 조합원 330명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고 있다. 이 가운데 30명가량은 파업과 주총장 점거 과정에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거나 사측 관리자 등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장기간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다. 회사는 지난주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업 과정에서 회사 관리자나 파업 미참여 조합원을 폭행한 조합원 3명을 해고 조치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파업을 벌였다. 26일에도 4시간 파업을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