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빅데이터와 가상현실(VR)을 활용해 ‘나만의 운동화·옷’을 디자인해 주문한다. 자동화 공정을 갖춘 봉제·염색·신발공장에서 이 제품을 만들어 24시간 안에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정부는 이 같은 ‘스피드 팩토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2022년까지 총 39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26일 제18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섬유패션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섬유패션산업은 1987년 단일산업 최초로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할 정도로 경제 성장의 주역이었지만 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 안주한 것도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내지 못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밀려 수출이 줄면서 고용과 생산도 쪼그라들었다.

정부는 섬유패션산업을 신성장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스피드 팩토어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피드 팩토어는 ‘팩토리(공장)’와 ‘스토어(매장)’를 합친 말로 생산공정을 자동화한 기존 스마트공장에 맞춤형 제품 주문·생산을 더한 개념이다.

봉제·염색·신발 스피드 팩토어 R&D에 올해 122억원을 비롯해 2022년까지 총 390억원을 투입한다. 공정 자동화에는 봉제와 물류이송을 돕는 협동로봇 등을 활용한다.

이 밖에 자동차, 항공 등에 활용 가능한 첨단 산업용 섬유 R&D와 사업화에 올해 814억원을 지원한다. 섬유업계 노후설비 교체에 451억원을 투입하고 해외 마케팅 지원으로 수출 확대도 추진한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섬유패션산업은 1960~1970년대 수출 1위로, 한국 경제에서 지금의 반도체와 같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체질 개선을 통해 섬유패션산업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신성장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