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오는 29~30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제89차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이 총재는 BIS 연차보고서를 승인하고 세계경제회의 등에서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들을 만나 최근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논의할 전망이다. BIS 이사회 일원으로 ‘BIS 이사회’와 ‘경제자문위원회’에도 참석한다.
미국과 한국의 중앙은행이 나란히 금리인하 '깜빡이'를 켰지만 분위기는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에 제동을 건 반면 한국은 여러 차례 경기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금리인하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다.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미 외교협회(CFR) 연설에서 "더 큰 불확실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변화에 과도한 대응을 하지말아야 한다"며 "향후 경제전망 정보를 주의 깊게 보겠다"고 발언했다.이는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한 0.25%p 금리인하 방침은 인정하지만 0.50%p 인하처럼 과도한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이어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며 "통화정책 완화의 근거들은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중앙은행은 보통 한번에 0.25%p씩 금리를 상향, 하향조정한다.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통화정책이 정치이익에 휘둘리게 되면 타격을 받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도록 의회가 규정해놨다"며 "이걸 '독립성'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기준금리를 내리고 완화해야 할 때에 그들(중앙은행)이 고집 센 아이처럼 굴고 있다"면서 "망쳐버렸다"고 파월 의장을 비판한 바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연이어 적극적 금리인하 시사 발언을 내놓고 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 전개 방향과 그것이 우리 경제의 성장과 물가 흐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히 점검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이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기념식에서도 "통화정책은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며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이날 재차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언급함으로써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총재는 이달 들어 세 차례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12일 창립 기념사를 통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선회할 뜻을 처음 내비쳤고 20일에는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며 "대외여건이 급작스럽게 많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대외 경제여건이 안갯속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 깜빡이'가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3분기에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밝혔다.이 총재는 25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금리정책과 관련해 “불확실성 전개 방향과 그것이 우리 경제의 성장과 물가 흐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히 점검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기념식에서도 “통화정책은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며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이날 재차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언급함으로써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온다.이 총재는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추가로 내릴지를 두고는 “7월 전망 때까지 3주 시간이 있으니 미·중 분쟁과 반도체 경기 등의 전개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경제 어려운 것 왜 모르겠나"…금리인하에 한 발 더 다가간 이주열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달 들어 세 차례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12일 창립 기념사를 통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선회할 뜻을 처음 내비쳤고 20일에는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며 “대외여건이 급작스럽게 많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대외 경제여건이 안갯속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 깜빡이’가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3분기에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다음달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하나이 총재가 최근 잇따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실물경제가 그만큼 나빠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했다. 이 총재는 이날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을 수차례 언급했다. 그러면서 “불확실한 대외여건 영향을 받아서 실물경제의 부진이 지속된 것이 사실”이라며 “거시경제 흐름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성장률 하향조정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경제가 어려운 걸 왜 모르고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이 총재 발언을 고려할 때 한은이 다음달 내놓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현재 2.5%)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치 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달 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산업활동동향을 비롯해 새로 입수되는 실물경제 지표를 좀 더 지켜보고 보다 정확한 성장흐름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한은이 7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 명분을 쌓아 오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 총재가 언급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대 초반으로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며 “7월 말 Fed의 금리인하 여부를 보고 8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이어 실물경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통화정책 공조를 긴밀히 진행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중앙은행 간에는 여러 가지 통로를 통해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부총리와 해외출장을 같이 가는 경우가 많은데 출장을 갈 때마다 회동과 회의를 열어 여러 가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물가상승률 0%대 시사이 총재는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대에 머무를 것으로 봤다. 그는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미약한 가운데 공급 측면과 정부 정책 측면에서 모두 당분간 하방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전망치(1.1%)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0.6%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크게 꿈틀대지 않으면 0%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다면 2015년(0.7%) 이후 4년 만이다.물가가 낮아지면 소비자들이 이익이 될 것으로 보지만 수요 부진에 따른 저물가는 투자·소비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한은은 이에 따라 물가안정목표를 2.0% 수준으로 잡고 물가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 총재는 “현재 우리나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대응과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각각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이 있다”며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창립 기념사에서 언급했듯이 상황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가계부채 우려도 드러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추가로 완화할 경우 금융안정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의 가계부채 상황을 고려한다면 금리 조정 여부와 관계없이 금융안정을 위한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은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소비심리가 두 달 연속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집값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확산되는 추세다.한국은행은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7.5로 전달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고 25일 발표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95.7) 이후 5개월 동안 오름세를 이어갔고 지난 4월 100을 넘어서자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97.9)에는 3.7포인트 내렸고, 이달 재차 하락했다.이달 지수가 하락한 것은 앞으로 6개월간 소비지출을 현재보다 줄이겠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소비지출전망 지수는 한 달 전보다 1포인트 하락한 108을 나타냈다. 다른 구성 항목을 살펴보면 금리수준전망 지수가 100으로 전달보다 9포인트 내려갔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하를 시사한 데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앞으로 1년 이후 집값 전망을 나타내는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97로 전달보다 4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강남권 등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회복세를 보이자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