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정부 지분
세 번에 나눠서 판다
18.3%…내년부터 3년간
"주가 떨어져도 일정대로 판다"…정부, 우리금융 조기매각에 '방점'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의 남은 보유 지분 18.3%를 내년부터 2022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나눠 팔기로 했다. 계획대로 매각이 완료되면 1998년 우리금융지주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지 24년 만에 100% 회수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우리금융지주 잔여 지분 매각 방안을 발표했다. 한 번에 팔 수 있는 최대 지분은 10%로 제한했다. 매각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찰되거나 남은 물량은 ‘블록세일’로 팔 계획이다. 블록세일의 최대 물량은 5%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지면 시장에 충격을 줄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12조8000억원이다. 올해 5월 말 현재 11조1404억원을 회수(회수율 87.3%)했다. 금융위는 주가가 1만3800원 수준이면 그간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1만3950원이다.

정부, 우리금융 지분 18.3% 2022년까지 매각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잔여 보유지분 18.3%를 2022년까지 전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위한 매각 방안을 발표한 적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매각 완료 시점을 명확하게 밝힌 건 처음이다.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그만큼 매각 의지가 강하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주가가 지금보다 떨어져도 정해진 일정 안에 팔겠다는 방침이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보다는 조기 매각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외국 자본에도 동등한 기회 준다”

정부는 우리금융지주에 12조8000억원가량의 공적자금을 쏟아부었다.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옛 한빛은행을 비롯해 평화·광주·경남은행 등의 부실을 정리하는 과정에 들어간 돈이다. 이들 금융회사 주식은 모두 우리금융지주에 이전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100%를 사들였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은 신속했지만 회수 과정은 지난했다. 정부가 조기 회수보다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 분석이다. 회수한 공적자금 규모가 기대를 밑돌면 국회와 감사원 등의 책임 추궁이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이번 민영화 방안은 발표 내용부터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정부는 매각 시점을 처음으로 명시했다. 매각 가격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2022년까지 지분을 모두 매각하려면 가격 기준을 엄격하게 고수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세훈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은 “주가에 너무 연연하면 매각 시기를 놓치고 자칫 (민영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제기됐다”며 “주가가 어느 정도 범위에서만 움직이면 일정에 따라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자본의 경영 참여에 대한 의견도 처음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국 금융기관, 외국 자본에도 국내투자자와 동등한 참여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매각 흥행을 위해 최대한 많은 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방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 자본이 들어온다고 해도 국민연금(8.37%)과 우리사주조합(6.39%)이 주식 상당 부분을 갖고 있어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분할 매각으로 시장 충격 최소화

정부는 2020년부터 3년간 두세 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각한다. 매회 최대 매각 물량은 10%로 제한한다. 직전 매각일로부터 6~18개월 사이에 매각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원칙적으로는 1년 주기를 지키기로 했다.

매각 시점과 물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시장 충격 최소화’다. 올해부터 매각을 시작하지 않는 것도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시장에 풀 가능성이 있어서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21일 우리카드·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편입을 의결했다. 이들을 가져오는 대가로 우리은행에 현금 약 1조원과 우리금융지주 지분 6.2%(약 6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6개월 안에 처분해야 한다.

우리금융지주 매각 방안을 이날 발표한 것도 우리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돼 있다. 자연스럽게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에 대한 궁금증이 시장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박종원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공자위원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우리금융지주사 전환이 완료되면 정부 지분 매각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각은 2016년 과점주주 매각 당시와 같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찰자가 희망 가격과 물량을 써내면 예정 가격보다 높은 입찰자 순서대로 물량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신규투자자뿐 아니라 기존 과점주주들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 신규 투자자가 희망수량 경쟁입찰에 참여하려면 최소 4% 이상의 물량을 써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수량 경쟁입찰을 거친 뒤 유찰되거나 남은 물량은 ‘블록세일’로 처리된다. 블록세일로 팔 수 있는 물량은 최대 5%다. 10%를 매각하려다 2%만 팔렸다면 남은 물량 중 5%만 블록세일로 처리할 수 있다. 나머지 3%는 다음 매각으로 넘어간다. 금융위 관계자는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팔면 주가가 내려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쪼개서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안정적인 매각을 위해 사외이사 추천권 등 투자 유인책을 제시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투자 유인책은 투자자 동향 분석과 기존 과점주주 협의 등을 거쳐 매각 공고에 반영할 예정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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