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31,600 +1.94%)그룹 회장(사진)에게 허를 찔린 KCGI(강성부펀드)가 다급해졌다. 조 회장의 우군으로 추정되는 델타항공에 주주행동 동참을 제안했다.

KCGI는 한진칼(29,550 +2.78%) 지분 4.3%를 매입한 델타항공에 동료 주주로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동시에 델타항공의 한진칼 투자 결정이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위법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KCGI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에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세계 1위 항공사의 투자 참여로 한진그룹의 가치가 더욱 증진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한진그룹은 아직까지도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되지 않았고 총수일가의 후진적이고 불법적인 관행들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하며 "한진그룹이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경영투명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강화할 수 있도록 감시와 견제 역할을 동료주주로서 함께할 것을 델타항공에 제안한다"고 전했다.

델타항공이 경영권 분쟁의 백기사로서 한질칼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라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는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다.

KCGI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투자 결정이 단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델타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명예와 스스로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측과 별도의 이면 합의에 따라 한진칼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면 이는 대한민국의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번에 델타항공 투자를 유치한 조원태 회장의 역할을 존중하며 빠른 시일 내에 한진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 경영자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28,100 -0.18%)과의 합작사 성공과 시장 지배력 강화, 성장 기회 창출 등을 위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대한항공과 최상의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공동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타항공이 조 회장을 지원하려는 것이란 관측은 한진칼 지분 매입 때문이다. 대한항공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한항공 지분을 취득해도 된다. 그러나 델타항공은 KCGI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한진칼 지분 매입을 선택했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3%다. KCGI는 15.98%까지 지분을 확대했다.

앞으로 델타가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늘리면 조 회장 측에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40%에 육박해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게 된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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