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와 지역 경제단체가 중국 청산강철그룹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부산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창원시는 창원상공회의소, 경남경영자총협회, 경남벤처기업협회 등 8개 경제단체와 공동으로 중국 스테인리스강 업체인 청산강철의 투자 철회를 부산시에 공식 요청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 현안에 대해 창원상의가 유치 철회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한 적은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경제계가 한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경제단체는 성명을 통해 “거대 자본과 덤핑가격의 냉연 제품을 앞세운 청산강철이 원료광산에서 냉연설비까지 일관 생산라인을 구축해 국내에 진출하면 시장 잠식은 물론 한국 철강산업 생태계까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청산강철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 인상에 나서면 국내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동남권 산업경제 상생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부산시는 청산강철 투자 유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시와 함께 철강업체가 밀집한 포항시에서도 청산강철 투자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투자 유치에 급급해 검증이 안된 중국 자본과 손잡았다가 나중에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국내 산업계에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은 “정부는 국내 기업에 대한 악영향과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 등을 고려해 청산강철의 국내 유치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상의에 따르면 국내 스테인리스 업계는 중국, 인도네시아산 저가 냉연강판이 40%가량 시장을 잠식해 국내 생산업체 가동률은 60%대에 머물러 있다. 창원 지역에는 국내 2위 스테인리스강 업체인 현대비앤지스틸과 중소업체인 보성금속이 있다.

청산강철은 세계 1위 스테인리스강 생산 업체로 부산 미음공단에 냉연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지난달 27일 부산시에 제출했다. 투자 규모는 1억2000만달러로 알려져 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