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으려면 별의별 시도 다하라"
강호찬 부회장의 도전 '결실'
넥센타이어, 생산량 기준 국내 '넘버2'로 올라섰다

넥센타이어(9,110 -1.30%)가 국내 생산량 2위 업체로 뛰어올랐다. 수십 년간 이어진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4,575 -0.11%)-넥센타이어’ 순위가 뒤집혔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1분기 986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했다. 금호타이어(930만 개)보다 56만 개 이상 더 만들었다. 2017년까지만 해도 넥센타이어의 연간 생산량은 금호타이어보다 1000만 개가량 적었다. 장기 파업 등 일시적인 변수가 없었는데도 넥센타이어금호타이어 생산량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넥센타이어, 생산량 기준 국내 '넘버2'로 올라섰다

사상 첫 매출 2조원 넘는다

우성타이어(넥센타이어의 옛 이름)가 넥센그룹에 인수되던 해인 1999년, 이 회사는 651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했다. 이후 이 회사의 연간 생산량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늘어났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5% 넘게 성장했다. 지난해엔 4004만 개의 타이어를 제조했다. 생산량은 19년 만에 6배 늘었다. 이 기간 금호타이어 생산량은 1.3배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1999년 당시 경남 양산에만 있던 공장은 4개로 늘었다. 지난 4월부터는 체코 공장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넥센타이어는 이곳에서 올해 300만 개, 내년부터는 연간 500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할 계획이다. 매출도 해마다 늘고 있다. 1999년 1806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지난해 1조984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올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년 만에 10배 성장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넥센타이어가 단연 돋보인다. 넥센타이어는 1분기 485억원의 흑자를 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51.6% 늘었다.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9% 줄었고, 금호타이어는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 룰을 바꾸겠다는 넥센타이어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1분기에는 해외시장, 특히 미국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며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국내에서 ‘빅3’로 자리잡는 데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 시장을 찾아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수출 비중이 50%를 밑돌지만, 넥센타이어는 약 80%를 해외에 판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은 가성비가 좋은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강세”라며 “이를 집중 공략한 효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넥센타이어 미국법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1468억원, 순이익은 7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넥센타이어가 꾸준히 성장하는 배경에는 특유의 도전정신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5년부터 시작한 타이어 렌털(대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넥센타이어가 처음 렌털 서비스를 한다고 발표했을 때 업계에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누적 판매량은 42만 개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전문 기술자가 소비자를 찾아가 타이어를 교체해주는 방문 장착 서비스를 도입했다.

넥센타이어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은 강호찬 부회장(사진)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6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강 부회장은 평소 “후발주자인 우리는 기존 틀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강 부회장은 누군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당장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여도 적극 검토하는 기업문화를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그의 경영철학은 간단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별의별 시도를 다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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