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가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얼어붙은 수출과 투자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경제 투톱이 내세운 ‘2분기 경기 회복론’이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은 6월 1~10일 수출이 10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월초 열흘간 수출액 기준으로는 2017년 5월 1~10일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적다. 전문가들은 이변이 없는 한 이달 전체 수출 증가율도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실화된다면 작년 12월부터 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앞서 홍 부총리와 이 총재 등은 경기가 2분기부터 개선 흐름을 탈 것으로 진단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초 피지 난디에서 열린 ‘제19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 재정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1분기보다 2분기 경기가 낫고, 하반기에는 더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도 “정부의 재정지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수출과 투자 위축도 차츰 완화될 것”이라며 “2분기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분기 후반까지도 경기 회복을 이끌 수출과 투자·소비는 여전히 냉랭하다. 6월 1~10일 수출 품목을 보면 주력제품인 반도체(-30.8%), 석유제품(-20.1%), 승용차(-0.7%), 무선통신기기(-5.9%) 등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도 중국(-26.7%), 미국(-7.6%), 유럽연합(-17.0%) 등의 수출이 1분기와 마찬가지로 부진했다.

투자도 2분기 회복 가능성이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월별 건설투자액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9조1530억원으로 전월 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달 설비투자가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4.6% 늘었지만 전체 투자 증가세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