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조사위 'ESS 화재 조사' 발표에 엇갈린 반응…실적 추가 부담 '우려'
ESS업계 "안전성 확보 위한 성장통" vs "원인도 대책도 모호"

민관 합동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의 11일 조사 결과 및 대책 발표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의미 있는 조사였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원인 규명 및 보상 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신산업의 착근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시의적절한 조사와 대책이 있었다는 호의적 반응이 나왔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5개월간 가동중단에 따른 '출혈' 사태를 겪으면서 진행된 조사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직접적 원인을 지목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ESS 관련 대기업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새로운 산업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좋은 주사'를 맞은 것으로 받아들인다"면서 "ESS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성장통을 겪으면서 산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SS 업계로 구성된 협의회를 운영하는 한국전기산업진흥회는 논평을 통해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이번 사태를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대책에 포함된 설치기준과 통합관리기준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사업장별 특성을 반영한 예방조치에 선도적으로 임해 ESS 산업의 지속 성장과 보급 활성화를 위해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ESS업계 "안전성 확보 위한 성장통" vs "원인도 대책도 모호"

한 전력솔루션 업체도 "이번 대책으로 올 하반기부터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정부 규제를 바탕으로 안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ESS 산업 전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불투명했던 시장 상황이 상당 부분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표준이나 설치기준 강화 등이 전반적인 비용 증가로 연결돼서 업체의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ESS 화재사고로 인한 원인 규명 작업이 늦어지면서 상당한 실적 차질을 빚은 데 이어 또다시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이날 민관위원회가 발표한 사고 원인 및 대책 발표가 지나치게 모호해서 기업 입장에서는 ESS 투자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위원회가 사고 원인으로 제조결함, 설치 부주의, 관리·운영 부실 등을 거론한 것은 사실상 ESS 업계 전반을 문제로 지적한 것이기 때문에 대책의 실효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ESS 사업에 계속 투자해도 될지 난감한 상황이 됐다"면서 "원인은 '배터리'에 있다는 게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임에도 면죄부를 준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조사 기간에 가동정지 혹은 감축 권고 등을 내놨는데 가동중지를 이행한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 계획이 나왔다"며 "감축 권고안을 이행한 업체도 보상을 받을 수 있냐"고 불안해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손실을 입증할 수 있고 정부의 제안을 충실히 이행한 업체는 한국전력과 협의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SS업계 "안전성 확보 위한 성장통" vs "원인도 대책도 모호"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