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 이상화 국민은행 WM투자전략부장

글로벌·디지털·포트폴리오가
리스크 줄이는 '3대 키워드'
"로보어드바이저가 불확실한 시장 투자 대안"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로 국내외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상화 국민은행 WM투자전략부장(사진)은 9일 기자와 만나 “투자 리스크를 줄이려면 글로벌·디지털·포트폴리오 세 가지 키워드를 기억하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이 부장은 국민은행 WM(자산관리)그룹에서 투자 전략과 금융 상품 추천을 담당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와 일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도 운용·관리한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과 SK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 등을 거친 투자 전략 전문가다.

이 부장은 국가 경제가 발전할수록 신흥국 투자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이 고성장할 시기에는 국내 자산 투자만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동남아시아 국가 등 과거 한국의 전철을 밟고 있는 신흥국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에서도 저성장기에 ‘와타나베 부인’(일본에서 돈을 빌려 해외 투자에 나선 일본인을 일컫는 말) 현상이 나타났듯 한국도 비슷한 흐름이 생겨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등 선진국 자산에 함께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흥국 상품은 수익률이 높은 대신 그만큼 손실을 볼 확률도 크다. 이 부장은 “과거 외환위기를 돌이켜보면 국내 자산 가치만 폭락하고 달러 자산은 강세를 보였다”며 “미국 달러 자산에 분산투자를 해놨다면 손실을 방어할 수 있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역시 코스피지수에만 투자했을 때보다 해외 증시에 분산 투자했을 때 수익률이 10~20% 더 높았다는 게 이 부장의 설명이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가 국가·자산별 리스크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직접 상품을 고르기보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이 부장은 “간단한 앱(응용프로그램) 사용을 통해 고액 자산관리가들이 받던 자산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본인이 원할 때 리밸런싱(상품 포트폴리오 변경)을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인 ‘케이봇쌤(KBot sam)’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쌤’과 전문가가 추천해주는 ‘전문가쌤’ 두 가지 서비스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본인 성향에 따라 임의식(일시납), 적립식 등 납입 방식과 안정형, 공격형 등 투자 방식을 각각 고를 수 있다. 가입비나 수수료도 없다. 가입은 대화형(채팅) 앱 ‘리브똑똑’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가입 후 성향에 맞춰 추천해주는 각각의 상품에 승인 버튼만 누르면 포트폴리오가 바로 구성된다.

AI 서비스는 상품별 리스크와 최근 경제 동향을 감안해 리밸런싱 신호를 보내준다. 확인 버튼만 누르면 추천대로 상품을 교체할 수 있다. 이 부장은 “지난해 로보쌤(공격형)이 국내 채권 비중을 80%까지 늘리라는 신호를 보냈는데 얼마 후 5~6월 증시가 폭락했다”며 “거시적인 경제 데이터와 증시 매매, 경제성장률과 뉴스를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적중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자산 전체 포트폴리오는 부동산과 금융 자산의 비중을 1 대 1로 맞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자산 비중의 평균 80%가 부동산에 몰려 있는데 장기적으로 절반씩 분배하는 것이 좋다”며 “금융 상품의 절반 정도는 해외 상품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 신흥국 중에서는 인도·베트남·브라질 등을 유망한 국가로 꼽았다.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자산으로는 대체투자 상품이 좋을 것으로 봤다. 연수익률 4~6% 안팎의 중수익·중위험 상품이 많아 전통 자산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환헤지 기능이 들어간 다국가 채권 혼합 상품, 오피스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을 유동화한 상품, 배당형 주식, 부동산 리츠 상품 등을 유망 상품으로 꼽았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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