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주력 차종 라인업 / 사진=한국GM
한국GM의 주력 차종 라인업 / 사진=한국GM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경차 모닝과 중형 세단 말리부 등 주력 차종을 대상으로 한 무이자 할부 혜택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팔아야 산다’는 위기감에서 할인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6월 한 달간 무이자 할부 혜택을 크게 늘렸다. 5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지만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말리부와 스파크, 준대형 세단 임팔라 등을 36개월로 계약하면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 이쿼녹스에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특히 이달은 순수 전기차 볼트 EV도 무이자 할부(36개월)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 밖에 소비자가 부담했던 선수금을 없애 초기 구매 부담을 줄인 ‘더블 제로’라는 파격적 판매 조건을 내놨다.

백범수 한국GM 국내영업본부장(전무)는 “회사를 대표하는 차종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도록 했다”며 “통상 차값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선수금, 이자를 없앤 더블 제로의 경우 최고 수준의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 회사는 무이자 할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6727대를 팔았다. 판매량이 석 달 연속 늘어나며 ‘한국 철수설’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기아자동차가 판매 중인 준중형 세단 '올 뉴 K3' / 사진=한경DB
기아자동차가 판매 중인 준중형 세단 '올 뉴 K3' / 사진=한경DB
판매 기세가 한풀 꺾인 기아자동차는 경차 모닝과 준중형 세단 K3에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최대 50만원의 현금 할인을 해준다. 구매 이력 등 특정 소비자를 겨냥한 ‘타깃 조건’까지 포함하면 할인폭이 더 크다.

기아차의 이 같은 판촉 행사는 신차 투입이 하반기에 몰려 있는 탓에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한 달간 판매량은 4만3000대로 전년 동기(4만7046대) 대비 8.6% 감소했다.

노사 갈등에 휩싸인 르노삼성자동차도 사활을 걸고 무이자 할부 계획을 발표했다. 르노삼성은 ‘믿을 구석’인 SM6와 중형 SUV QM6를 내세웠다.

두 차종을 사면 할부원금 및 기간(최장 36개월)을 구매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무상 보증 서비스 기간 7년·14만㎞ 연장 등의 혜택을 준다.

완성차 업체들의 할인 경쟁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까지 할인 공세에 가세하면서다. 또 개별소비세 30%(5.0%→3.5%) 인하 조치가 연장된 데 따른 효과를 극대화해 나가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팔 차가 부족했던 수입차가 들여오는 물량을 늘리고 있다”며 “올 하반기 본격적인 판매 경쟁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