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회사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인슈어테크(InsurTech)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인 인슈어테크는 상품 개발, 계약 체결, 고객 관리 등 보험업무 전반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하는 것을 뜻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본격적으로 등장한 인슈어테크가 보험산업 틀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도입한 인슈어테크는 크게 △IoT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으로 나뉜다. 우선 보험 가입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인슈어테크 기술은 IoT다. 스마트기기로 사용자 정보를 실시간 수집·전송해 보험료 할인 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자동차보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운전습관 연계보험(UBI)’이 대표적 사례다.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은 내비게이션(길 안내) 앱(응용프로그램) ‘T맵’을 켜고 일정 거리 이상 주행한 운전자가 안전운전 점수를 충족하면 보험료를 5~10% 할인한다. 생명보험사들은 운동, 식습관, 정기검진 등의 정보를 수집해 건강 관리를 잘 하는 가입자에게 혜택을 준다.

빅데이터를 마케팅과 계약 심사 등에 활용하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소비자에게 비슷한 연령·직업·소득 수준에서 많이 가입한 상품을 추천하고, 신규 계약의 사고 발생 위험을 예측해 위험이 낮으면 자동으로 계약을 받아들인다. 수상한 징후를 보이는 가입자와 설계사, 병원, 정비업체 등을 추려 보험사기를 예방하는 데도 빅데이터 분석이 쓰인다.

1 대 1 채팅 방식의 AI 기반 챗봇(채팅 로봇)을 도입한 보험사도 속속 늘고 있다. 삼성생명, 라이나생명 등은 AI 기반 챗봇으로 계약 조회, 대출 접수·상환, 보험금 청구·조회 등 업무를 연중무휴 24시간 처리한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실손보험금 지급 때 블록체인을 통해 본인 인증을 한 번에 처리하는 기술을 임직원 대상으로 시험 중이다.

인슈어테크 시대가 본격화하면 소비자는 더욱 다양한 상품을 접하고 보험사는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IoT 기술로 가입자와 보험사가 상시 연결되면 사고 예방, 손실 최소화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