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중국에 이어 멕시코 인도 등으로 번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채권값은 급등했고 주식과 유가, 신흥국 통화 등은 급락했다.

금융시장 '패닉'…주가·유가 급락
지난달 3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354.84포인트(1.41%) 급락한 24,815.04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32%, 나스닥지수는 1.51% 급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레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탓이다. 다우지수는 지난 한 주간 3.01% 떨어지며 6주 연속 하락했다. 도이체방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으로 주식시장에서 발생한 손실이 지난 17개월간 5조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 국제 원유시장에선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3.09달러(5.5%) 하락한 53.50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2.38달러(3.6%) 내린 64.49달러를 기록했다. 둘 다 지난 2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이다.

채권시장에는 돈이 몰리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8.8bp(1bp=0.01%포인트) 떨어진 연 2.139%로 마감했다. 지난 20개월래 최저다. 2년물 수익률은 13.6bp 급락한 연 1.937%를 기록해 2% 밑으로 추락했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6bp 떨어져 사상 최저인 연 -0.202%까지 밀렸다.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 가치도 0.9% 오른 달러당 108엔대를 기록했다. 멕시코 페소화는 3% 급락했으며, 한국 원화와 필리핀 페소화 등도 동반 하락했다.

JP모간은 이날 올해 말 미 국채 금리 예상치를 2년물은 연 2.25%에서 연 1.40%로, 10년물은 연 2.45%에서 연 1.75%로 낮췄다. 또 미 중앙은행(Fed)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