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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분쟁, 반도체 침체…하반기 경제 불확실성 대비를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다섯 분기 만에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0.3%)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8%에 불과했다. 2009년 3분기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 만에 최저치다. 여기에 기업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줄이고 있다. 경기 사이클을 보여주는 경기종합지수의 순환변동치가 8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이는 향후 6개월 동안 실물경기가 더 둔화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은 기술적으로 반등할 전망이다. 1분기 성장률 부진은 민간소비와 정부지출이 지연된 점과 정부투자의 공백 등 일시적 요인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회복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세 가지 요인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격화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이는 향후 대외 수출, 투자, 성장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양국의 상호 보복관세 부과는 결국 두 나라의 상품거래를 감소시키고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은 2018년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홍콩 포함)에 대한 수출 비중이 46.4%에 달하는 만큼 하반기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두 번째로 반도체 사이클도 불안 요인이다. 반도체 수출은 2018년 전체 수출에서 20%를 차지했고, 설비투자 부문에서도 19%에 달했다. 전 세계 반도체 사이클은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동행한다. 특히 국내 반도체 수출 중 68%가 중국과 홍콩 등 중국향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 상황이 중요하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중국의 제조업 생산이 부진해지면 국내 반도체 수출은 물론 생산과 투자 모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하반기 수출 및 설비투자의 감소가 불가피하다. 그로 인해 2019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6~2.7%를 밑도는 2.3% 내외로 둔화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하반기 경기하방 위험을 완충해 줄 정부 정책이 불확실하다. 지난 4월 정부는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아직도 국회에서 승인되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하반기 실물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 속에서도 정부의 정책 지원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추경 등 정부의 추가 지출이 지연될수록 하반기 경기하방을 완충해줄 여력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현 시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추경의 조기 집행을 통해 경기하방을 완충해주고, 추가로 채산성과 경쟁력이 취약해질 수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경제심리를 개선시키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이 소비심리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이런 구매력 개선을 위한 소비지원 정책의 확대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문정희 KB증권 스타자문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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