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 시대…해외 채권으로 투자 시야를 넓혀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국내 경제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2.7%에 이어 올해도 2%대 저성장이 예상된다. 저금리 기조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의 저성장·저금리 기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제는 국내를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새로운 기회로 해외 채권 투자를 주목할 만하다. 채권 투자는 이자수익 외 채권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 유용하다.

세계 채권시장의 발행 통화별 규모를 보면 달러가 전체 시가총액의 45% 수준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유로와 엔화가 뒤를 잇는다. 원화 표시 채권은 유로나 엔에 비해 높은 금리에도 시장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 해외 채권을 포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시장이 넓으면 우량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글로벌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간접투자 방식이 있다. 채권형 펀드는 소액으로 투자 가능하고 여러 종류의 채권에 나눠 투자하기 때문에 분산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운용 전략에 따라 투자 지역, 채권의 종류, 만기 등이 다양하고 운용 성과도 차이가 커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신흥국의 채권형 펀드나 신용도가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는 변동성이 큰 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채권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가격 등락이 크기 때문에 펀드 선택 시 편입 채권의 평균 만기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채권가격이 하락해 채권형 펀드 수익률에 부정적이지만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는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어 가격 하락 위험도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방법은 외화표시 해외 채권을 직접 매수하는 것이다. 외화로 채권을 매수하고 해당 통화로 원리금이 지급돼 통화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달러 표시 채권은 안전자산임에도 한국보다 높은 금리 수준으로 인해 국내 채권 대비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채권 발행량이 큰 데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산 운용의 매력도가 매우 높다.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발행한 달러 채권도 눈여겨볼 만하다. 동일한 신용 위험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에 비해 글로벌 신용등급이 저평가된 사례가 많아 원화채권 대비 발행 금리가 높다.

채권은 신용도에 따라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으로 나뉜다. 투자할 채권을 선택할 때는 기본적으로 투자등급인 BBB 이상을 택하는 것이 좋다. 달러 외 신흥국 통화 채권은 이자율이 높더라도 환율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전체 자산 중 일부만 분산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아름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