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퍼런 공정위 경고에 내부거래 줄이거나 지분 뺀 재벌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총수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에 들었던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31개사)의 2017년도 내부거래 비중은 21.2%였으나 작년에는 20.0%로 소폭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이면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된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31조9천억원에서 30조8천억원으로 줄었고 내부거래 금액도 6조8천억원에서 6조2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 대기업 집단 계열사들은 매년 5월31일까지 전년도 내부거래 현황 등을 공시하게 돼 있다.
각 회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대체로 줄었지만 일부 그룹들이 총수일가 사익편취 논란이 된 회사들을 정리한 결과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그동안 대기업에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개선하고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을 요구하면서 물류와 급식 등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등 압박해 왔다.
GS그룹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GS아이티엠을 매각하고 한화그룹은 화학제품 유통회사인 태경화성을 청산했다.
GS아이티엠은 총수일가 지분이 80%를 넘기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2017년 70.6%에 달했고 태경화성도 김승연 회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면서 적잖은 배당금을 챙겨 공정위의 표적이 됐다.
한화S&C도 과거 편법승계에 이용됐다는 눈총을 받았으나 2017년 10월 에이치솔루션(존속)과 한화S&C(신설)로 물적 분할됐다.
김승연 회장 아들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79.4%에 달했으나 현재는 사업을 하지 않고 지주회사 역할만 한다.
공정위는 작년 10월 대기업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업종별로 SI에서는 에이치솔루션과 태광그룹 티시스, GS아이티엠, 금융업(일반지주회사 포함)에서 LG그룹의 ㈜LG, SK그룹의 SK㈜, 건설업에서 삼성그룹 삼성물산과 중흥건설의 중흥토건 등을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로 지목한 바 있다.
태광의 SI 업체 티시스는 2017년 내부거래 비중이 81.4%에 달했으나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되고 합병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며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SK㈜는 내부거래 비중이 39.8%에서 46.9%로 올랐으나 총수일가 지분율이 30.63%에서 29.08%로 낮아져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태원 SK 회장은 작년 11월 "경영권 다툼을 하지 않은 친족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겠다"며 SK㈜ 주식 329만주를 친인척들에게 증여한 바 있는데, 마음의 빚을 덜게 됐을 뿐만 아니라 공정위 규제도 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LG는 내부거래 비중이 53.0%에서 49.2%로 낮아졌다.
삼성물산의 내부거래 비중은 18.4%에서 18.5%로 다소 높아졌으나 중흥토건은 내부거래 비중이 63.7%에서 43.8%로 대폭 낮아졌다.
총수일가의 지분이 30%가 되지 않아 사익편취 규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별로 낮아지진 않았다.
공정위는 작년 사각지대 회사 중 SI 업종에서는 LG그룹의 LG C&S, 이랜드그룹의 이랜드시스템스, 창고 및 운송서비스에선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와 효성의 효성트랜스월드, 경영컨설팅·광고업에선 현대차그룹의 이노션과 두산그룹의 오리콤 등이 내부거래가 많다고 지목했다.
LG C&S의 내부거래 비중은 57.8%에서 55.7%로, 이랜드시스템스는 80.1%에서 79.2%로 소폭 낮아졌다.
효성트랜스월드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82.2%에서 77.4%로 낮아졌다.
공정위의 조사를 받는 현대글로비스는 20.7%에서 21.2%로 오히려 소폭 올랐다.
글로비스와 마찬가지로 공정위가 들여다보고 있는 삼성그룹의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도 내부거래 비중이 38.4%에서 39.1%로 올랐다.
이노션은 내부거래 비중이 57.1%에서 50.5%로 낮아졌다.
총수일가 지분은 원래 29.9%였으나 최근 롯데와 지분 교환으로 총수일가 지분율이 19.7%로 낮아진 상태다.
공정위는 이노션의 지분 교환을 모범 사례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LG그룹 물류사로 역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판토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69.5%에서 68.7%로 소폭 내려갔으나 총수일가가 지분을 모두 처분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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