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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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개최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올 들어 연 1.75%에서 동결 기조를 이어가는 기준금리가 또 다시 유지될 것을 확실시하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 또는 향후 인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이 나올지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업계에서는 한은이 오는 3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그간 중론이었던 '만장일치' 동결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오는 분위기다. 국내외 주요 기관의 경제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우울한 경기지표가 줄을 이어 소수의견 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수출 전망에 대한 불안이 커진 만큼 금통위 입장에 변화를 줄 만한 재료들이 추가됐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금통위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금리 인하 관련 소수 의견이 나올지 여부"라며 "최근 일부 금통위원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을 내놓으며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시사한 만큼 소수 의견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겠지만 일부 위원이 낮은 성장률과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근거로 금리 인하를 주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이 같은 가능성에 동의하며 "5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제기된다면 7, 8월 금리인하 기대가 부상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55~1.60%대로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소수의견이 나오면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이들은 관측했다. 올 들어 눈에 띄게 둔화된 가계 빚 증가세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동안 가계 대출의 가파른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증을 명분으로 금리 인하론을 일축한 한은이 경기 부양과 물가 등을 위해 연내 금리 인하 카드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최근 원화 약세 등을 고려하면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기에는 시기장조란 의견에 다소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가치 급락은 금리인하 소수 의견 등장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가파른 원화 약세로 5월에도 소수의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과거 2017년 11월 금리 인상 이후에는 2018년 6월까지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초까지도 금리 인하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한국 경제 전망에는 먹구름이 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 2.6~2.7%)와 한국은행(연 2.5%), 국제통화기금(IMF·2.6%)의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치다.

외국계 투자은행들(IB)은 더 비관적이다. 2%대 초반을 맴돌 뿐 아니라 2%를 하회하는 곳도 더러 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고, 가장 낮은 전망치는 영국계 시장분석기관인 IHS마킷의 1.7%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