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있는 화웨이 매장.(사진=연합뉴스)
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있는 화웨이 매장.(사진=연합뉴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에 한국의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IT·전자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대표적인 IT·전자 대기업들은 최근 미중 통상전쟁 및 화웨이 사태에 따른 경영실적 영향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압박으로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경우 직접적인 실적 감소는 물론 화웨이와 무관한 다른 사업 및 현지 생산·판매 법인 운영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화웨이와 사업적으로 가장 얽혀 있는 곳은 역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당사의 주요 매출처는 애플, AT&T, 도이치텔레콤, 화웨이, 버라이즌(알파벳 순)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화웨이와는 3년간의 특허 분쟁후 지난 2월 말 '상호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식재산권 부문에서도 관계를 강화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최근 '화웨이 때리기'의 최대 승자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타깃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큰 분위기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근 중국 매출 비중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어 화웨이 사태의 '불똥'이 실적의 또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올 1분기 매출(6조7700억원) 가운데 중국이 절반 가까운 47%(3조1600억원)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0%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또 우시와 충칭에 현지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고 현지 자회사만 13개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우시에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LG는 5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 있지만 대표 계열사인 LG전자는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내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최근 중국 가전·휴대전화 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61조3417억원) 가운데 중국 비중은 3.9%(2조3694억원) 정도였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LG전자 스마트폰으로 수요 이동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휴대전화 공장을 중국 현지에 두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논리만 적용할 경우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과의 거래를 끊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향후 사태 추이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