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한국지엠(GM) 군산공장을 인수하는 엠에스(MS)그룹이 올해 말에 전기차(BEV)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1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5일 엠에스오토텍과 흥국증권에 따르면 한국GM과 인수계약을 맺은 엠에스오토텍은 최근 서울에서 개최한 투자설명회(NDR)에서 군산공장 인수와 운영 계획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군산공장 운용은 MS그룹의 계열사인 명신에서 주도할 예정으로 해당 공장에 투입될 자금 약 2천500억원 가운데 1천300억원은 MS그룹에서 부담하고 나머지는 컨소시엄에 참여할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조달할 예정이다. 엠에스오토텍은 인수 계약금이 포함된 1천300억원 가운데 700억원은 공장부지를 담보로 대출받아 조달했다고 밝혔다.

명신은 군산공장을 다음 달 말 공식 인수하면 3분기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SI들에게 투자를 유치하고, 12월에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1월부터 설비를 발주하고, 추가 투자 유치와 연구개발을 거쳐 2021년 1월에는 첫 번째 차종을 본격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2022년 상반기에는 추가 투자 유치와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2022년 7월에는 본격 생산 차종을 3개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MS그룹은 완성차업체의 전기차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위탁생산해 수출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해당 차량을 내수용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생산규모는 연간 수만대 수준으로 과거 1개 차종당 10만대 이상 생산하던 방식과 다르며 군산공장의 초기 손익분기점은 연간 3만대로 추정됐다.

흥국증권 박상원 애널리스트는 "기존 완성차업체들의 브랜드를 장착한 전기차들의 위탁생산은 물론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우버나 리프트와 같이 특화된 차량을 원하는 B2B 고객사에도 제품 개발 및 공급도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MS그룹은 이번 설명회에서 전기차의 한국 생산은 LG화학과 삼성SDI 등 세계적 배터리 업체들이 있고 관련 공급망 수준이 세계적이라는 점 등에 따라 다른 국가보다 유리한 요소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MS그룹은 또 군산공장 인수에 복수 업체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아직 구성되지 않았으며 다수 업체와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박상원 애널리스트는 "복수의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위탁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일부 투자가들의 우려와 달리 엠에스오토텍의 군산공장 인수는 무리한 결정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엠에스오토텍과 함께 군산공장을 인수하고자 했던 세종공업이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을 두고 기존 완성차업체 고객(현대차그룹)의 이해관계와 상충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이해상충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캐나다의 마그나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동시에 오스트리아 자회사인 마그나 슈타이어를 통해 다임러와 BMW, 재규어, 도요타 등의 자동차를 위탁 생산하는 사례를 들었다. 그는 "생산자가 독자 브랜드로 자동차를 개발, 생산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 위탁생산은 아직까지 해외의 완성차업체들에게 큰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현대·기아차와의 이해관계에 있어 크게 상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엠에스오토텍은 올해 고객 매출 비중으로 현대·기아차 52%, 현대제철 28%, 테슬라 18%로 예상했으며 올해 4분기부터 중국 바이튼에도 전기차 생산에 사용될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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