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절벽 부산공장 또 가동중단
"회사에 심각한 타격 주겠다" 전면 파업 선언…막 나가는 르노삼성 노조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 측과 전면전에 돌입하기로 해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는 이른 시간 안에 회사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전면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일감절벽’에 내몰린 르노삼성은 이달 이틀간 공장 가동을 또 중단(셧다운)한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3일 긴급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이른 시간 안에 회사에 타격을 주는 전면 파업을 하기로 했다. 공장 가동률이 더 떨어지더라도 전면 파업을 강행해 회사를 최대한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7일부터 간부들이 먼저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후 전면 파업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회사에 심각한 타격 주겠다" 전면 파업 선언…막 나가는 르노삼성 노조

업계에서는 이 회사 노조가 파업을 무기 삼아 사측과의 재협상에서 기본급 인상 요구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노조원들은 11개월 만에 마련한 노사 잠정합의안을 21일 부결시켰다.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약 1176만원의 일시금을 주기로 한 노사 합의안을 걷어찼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7개월 동안 62차례(250시간) 파업했다.

사측은 더 이상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담화문을 통해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경쟁력을 상실하고 고용을 위협하는 추가 안을 제시하면서 타협할 뜻이 없다”고 못 박았다. 르노삼성 노사가 다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5월 공장 가동률 급락으로 문을 닫은 한국GM 군산공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르노삼성 노조 전면전 선언…사측 "부산공장 이틀간 전면 셧다운"

르노삼성자동차가 맞닥뜨린 ‘일감절벽’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24일에 이어 오는 31일 부산공장 가동을 또 멈춘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공장 문을 닫은 데 이은 추가 ‘셧다운’이다.

회사는 이미 만신창이다. 르노삼성은 올 1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줄어든 3만8752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프랑스 르노 본사와 동맹 관계인 일본 닛산이 잦은 파업을 이유로 르노삼성에 위탁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물량을 40%(10만 대→6만 대) 줄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로그는 지난해 르노삼성 전체 생산량(21만5680대)의 절반(49.7%)을 차지한 주력 차종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노사 갈등을 우려하는 르노 본사와 수출 물량을 둘러싼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르노삼성의 입지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르노 본사는 올 들어 노조 파업이 계속되자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을 연기했다. 로그 수탁 계약은 오는 9월 끝난다. 아직도 어떤 차종을 후속으로 생산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르노삼성은 내년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신차 XM3를 연간 8만 대가량 유럽에 수출해 ‘활로’를 뚫는다는 구상이지만, 본사의 ‘답’은 없다. 르노 본사는 이 물량을 스페인 등 다른 공장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뿐만이 아니다. 자동차업계 전체가 하투(夏鬪)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최근 기본급 7% 인상 등을 담은 올해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조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정년 연장 △정규직 1만 명 충원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 이익이 반 토막 났는데도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황당 요구’도 내놨다. 이 회사 노조는 올해도 ‘습관성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네 차례를 제외하고는 32년간 매년 파업을 벌였다.

한국GM은 지난해 5월 경영 정상화 작업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다시 파업에 내몰릴 판이다. 이 회사 노조는 연구개발(R&D) 분리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의 기존 단협 승계를 요구하며 파업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6000억원대 적자에도 불구하고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5.7% 인상과 1650만원의 일시금 지급까지 요구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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