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직원들이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에서 밖으로 나서고 있다. /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롯데그룹 직원들이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에서 밖으로 나서고 있다. /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5월24일 오전 11시49분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우리은행과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한다. 롯데손해보험도 우선협상대상자인 JKL파트너스로 매각이 확정됐다.

24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에 다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저녁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롯데카드 지분 80% 가량을 매각키로 확정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기로 했다. 거래금액은 100% 기준으로 1조8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를 한앤컴퍼니에서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 교체한지 2일만에 전격적으로 SPA를 체결키로 했다. 오는 10월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해야하기 때문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오는 10월까지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롯데지주 및 계열사가 보유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지분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을 각각 60%, 20% 나눠 인수키로 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지분 20% 가량을 계속 보유하며, 이사회 의석도 1석 갖게 된다. 롯데카드 매각 후에도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등과의 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롯데손해보험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JKL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당초에는 호텔롯데 등이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지분 58.5%를 전량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물량 보존 등을 위해 5% 가량을 롯데그룹에 남기고 처분키로 했다. 거래금액은 4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JKL파트너스는 인수 후 2000억~3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유상증자로 지원해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기대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매각에서 책정된 롯데카드의 지분가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이상으로 국내 카드업계 2위이자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PBR 0.58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을 뒤엎고 성공적으로 거래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