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의 피자뷔페 전문 매장.
미스터피자의 피자뷔페 전문 매장.
미스터피자는 몇 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매장 수는 줄고,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점포개발팀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존 가맹점주와 다른 외식 사업자들로부터 매일 문의 전화가 온다. 이들 대부분은 “나도 피자뷔페 매장을 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몇 년간 배달 시장에서 밀리던 미스터피자가 반격을 시작했다. ‘매장 다시 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가맹점과 매출을 동시에 늘리고 있다. 역발상이었다. 메가트렌드인 배달이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으로 소비자를 다시 돌아오게 하는 전략을 썼다. 인당 9900원부터 1만3900원을 받는 피자뷔페 매장은 가맹점당 평균 매출을 최대 200%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전체 매장 277개 중 90여 개를 피자뷔페 매장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배달 시장에서는 업계 최초 1인 피자인 ‘피자샌드’ 등을 내놓고 승부했다.

뷔페로 바꾸자 줄을 섰다

미스터피자, 피자 배달보다 뷔페…'트렌드 역주행' 먹혔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4월 전문경영인 김흥연 씨를 MP그룹 총괄사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김 사장은 모든 경영의 책임을 지고 미스터피자 구하기에 나섰다. 그는 배스킨라빈스, 파파이스, 스타벅스, CJ푸드빌 등을 거친 ‘외식통’이다. 임직원 모두는 현장에 나가 목소리를 듣고 가맹점주 매출 올리기에 매달렸다.

저가 피자 브랜드가 난립하고, 대부분 브랜드가 배달 전문 매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냉동피자 브랜드도 쏟아져 나왔다. 세 가지 악재 속에서 역발상을 했다. 한때 업계 1위였던 프리미엄 피자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가고, 사람들을 점포로 돌려세우기 위해 메뉴와 서비스를 모두 바꿨다.

서울 서초점을 시작으로 대학로점, 동탄점, 여의도점 등 8개월 만에 피자뷔페 전문 매장은 전체 277개 매장 중 25개로 늘었다. 매장당 평균 매출은 50% 이상 올랐고, 최대 200% 오른 곳도 있다. 김명수 미스터피자 부산 경성대점 점주는 “뷔페 전문 매장으로 바꾸고 난 뒤 몇 년 만에 손님들이 오전 11시20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평균 매출도 올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가성비는 ‘오프라인 매장 강화’라는 역발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이 됐다는 게 미스터피자 측 설명이다.

혁신 DNA…업계 최초 1인 피자도

미스터피자는 1990년 이화여대 1호점을 내며 출발했다. 당시 매장 밖에서 피자 도우를 직접 만드는 것을 보여주며 ‘프리미엄 수제 피자’ 시장을 열었다. 기름지고 몸에 안 좋다는 피자에 대한 편견을 깼다. 가격도 비쌌다. 1990년대 당시 피자 뷔페 가격이 1인당 5000원, 피자 한 판 가격은 보통 1만원 안팎이었다. 미스터피자는 주요 메뉴 가격이 2만원 안팎이었다.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의 브랜드와 비슷하거나 더 높았다. 2010년 도미노피자 피자헛보다 높은 매출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그해 일본 본사의 상표권을 사들이기도 했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창업 초기부터 ‘남보다 먼저하자’는 DNA가 있었고, 이것이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스터피자는 올 3월 업계 최초로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요기요와 함께 1인 피자를 선보이기도 했다. 쉬림프 피자, 포테이토 피자, 불고기 피자 등 대표 인기 피자 세 가지를 중심으로 음료를 포함해 1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8000원대 싱글 메뉴를 내놨고, 샌드위치 빵 안에 피자 토핑을 넣은 ‘피자샌드’도 출시했다. 1인 피자 세트는 출시 한 달 만에 약 3000개 이상 팔렸다. 김훈래 미스터피자 SRP(매장 재활성화프로젝트)팀 차장은 “단품 피자 한 판을 다 먹기 부담스러워하거나 지루해하는 소비자를 위해 뷔페 메뉴, 1인 피자 메뉴 등을 출시했다”며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매장 전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