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분석, 반도체·철강만 한국 우세…수익성은 비슷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1위 기업에 비해 성장성은 저조하고 수익성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의 수출 주력 8대 업종에서 국내 1위와 글로벌 1위 기업간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를 비교하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 업종은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석유제품, 철강,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이다.

한국 기업이 세계 1위인 경우엔 2위 기업과 비교했다.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증가율에서는 반도체와 철강에서만 한국 기업이 우세였다.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16.2%로 인텔(11.2%)보다 5.0% 포인트, 철강은 포스코가 8.3%로 아르셀로미탈(7.8%)보다 0.5%포인트 각각 높았다.
"수출 주력 8개 업종 중 6개, 세계 1위보다 성장성 낮아"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LG화학(3.0%)-토탈(21.6%), 자동차 부문은 현대자동차(1.0%)-폭스바겐(18.7%)으로 격차가 상당했다.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5.8% vs. BOE 2.8%), 자동차 부품(현대모비스 0.1% vs. 덴소 5.2%)에서도 한국 기업이 뒤졌다.

석유제품(SK이노베이션 18.1% vs. 시노펙 20.4%)과 일반기계(두산인프라코어 17.5% vs. 캐터필러 18.2%)도 마찬가지다.

국내 1위 기업들의 매출 합계는 367조4천억원으로 1년새 7.4% 늘었다.

이 기간 글로벌 1위 기업들은 1천173조6천억원으로 17.3% 뛰며 한국 기업들보다 9.9%포인트 빠르게 늘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7개 업종의 국내 1위 기업 매출 합계액(281조1천억원) 증가율은 5.0%인데 글로벌 1위 기업은 17.8%로, 매출액 증가율 차이가 12.8%포인트로 커졌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 증가율은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부품(현대모비스 0% vs. 덴소 -23.4%), 석유화학(LG화학 -24.1% vs. 토탈 -41.3%), 철강(포스코 22.0% vs. 아르셀로미탈 17.1%), 반도체(삼성전자 26.6% vs 인텔 21.9%)에선 높았다.
"수출 주력 8개 업종 중 6개, 세계 1위보다 성장성 낮아"
반면 일반기계(두산인프라코어 28.3% vs. 캐터필러 93.3%), 자동차(현대차 -58.9% vs. 폭스바겐 1.1%), 석유제품(SK이노베이션 34.3% vs. 시노펙 -19.5%),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51.5% vs. BOE -40.2%)에서는 한국 기업의 수익성이 낮았다.

총계에선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폭이 더 컸다.

국내 1위 기업들의 영업이익 합계액은 60조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7.8% 늘어나며 글로벌 1위 기업 합계(80조원) 증가율 4.2%보다 3.6%포인트 높았다.

다만, 반도체를 빼면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5조9천억원으로 오히려 23.8% 줄어서 글로벌 1위 기업(-2.3%)보다 더 부진했다.

한경연 유환익 상무는 "국내 1위 기업들이 내실을 중시한 결과"라고 풀이하며 "올해는 미·중 무역전쟁, 세계경기 둔화 등으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가중돼서 국내 1위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악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