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OECD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OECD 중간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OECD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본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가 지난 3월 중간 전망에서 2.6%로 낮췄다. 이번 5월 중간 전망에서 다시 2.4%까지 내린 것이다. OECD는 “한국은 통화정책 완화를 동반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지속하고 최저임금 인상 폭을 완화해야 한다”는 권고도 내놨다.

OECD는 글로벌 교역 둔화 등에 따른 수출 감소를 성장세 둔화의 첫 번째 요인으로 꼽았다. OECD는 올해 한국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3월 전망에서는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 역시 3월 전망에서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에는 1.4% 감소할 것으로 봤다. OECD는 “2018년 중반 정점을 찍은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OECD "韓, 최저임금 인상폭 완화하고 노동생산성 높여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내린 반면 다른 주요국 전망치는 올리거나 유지했다.

2.6→2.4%…韓 성장률 또 낮춘 OECD
OECD는 지난 3월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예상했는데 21일 발표에선 2.8%로 0.2%포인트 올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역시 1.0%에서 1.2%로 0.2%포인트 올렸다. 중국과 인도의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6.2%, 7.2%로 변동이 없었다. 일본은 0.8%에서 0.7%로 0.1%포인트 내렸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예상했다. 3월 전망(3.3%)보다 0.1%포인트 낮췄다.

OECD는 “글로벌 교역량 증가율이 지난해 3.9%에서 올해 2.1%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OECD는 보호무역주의 심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 중국 경기 둔화 등이 세계 경제의 주요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OECD는 한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출 감소와 제조업 구조조정 등에 따른 투자 및 고용 위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OECD는 올해 한국 수출이 전년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수출은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1월 -6.2%, 2월 -11.4%, 3월 -8.2%, 4월 -2.0%였다. 그럼에도 정부는 올해 수출이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ECD는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는 노동 생산성”이라며 “한국의 노동 생산성은 OECD 상위 50% 국가의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저생산성을 장시간 노동으로 보완했다”며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생산성 향상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OECD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OECD는 “2018~2019년 최저임금이 29% 인상돼 저숙련 노동자 일자리 증가세가 저하됐다”며 “작년 고용 증가율이 0.4%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고 했다. 이어 “올해 초 고용 상황이 개선되긴 했지만 일자리 대부분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 국한됐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OECD가 성장률 전망을 하향한 것은 최근 미·중 통상마찰 등 대외 여건 악화와 1분기 투자·수출 부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 재정집행 가속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낮췄고 무디스는 2.3%에서 2.1%로 하향했다.

이태훈/서민준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