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기 이천시에서 열린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폐막식에서 참가 선수들이 모자를 허공에 던지며 대회 폐막을 기념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지난해 11월 경기 이천시에서 열린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폐막식에서 참가 선수들이 모자를 허공에 던지며 대회 폐막을 기념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LG그룹은 1983년 11월 국내 최초로 스포츠 경영 전문 회사인 LG스포츠를 설립했다. 현재는 LG트윈스 프로야구단과 LG세이커스 농구단을 운영·관리하고 있다. LG는 여자야구, 당구, 아이스하키, 스켈레톤, 컬링 등 비인기 스포츠 종목도 적극 지원하며 스포츠산업 저변 확대와 스포츠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야구·농구에 남다른 애정

LG그룹, 여자야구·당구 등 비인기 종목 지속 지원…스포츠 산업 저변 확대
스포츠팬들이 ‘LG’라고 하면 떠올리는 게 프로야구단 LG트윈스다. 고(故) 구본무 LG 회장은 LG 트윈스가 MBC 청룡을 인수한 1990년부터 2007년까지 구단주를 맡으며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창단 첫해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1994년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신바람 야구’ 시대를 열기도 했다. 2대 구단주인 구본준 전 LG 부회장도 야구광으로 유명하다. 수시로 잠실 야구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한 것으로 유명하다. 구광모 회장은 LG 트윈스 프로야구단 3대 구단주를 맡아 스포츠 경영에 나서고 있다. 구 회장은 LG전자 근무 시절부터 동료들과 잠실 야구장을 종종 찾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세이커스 농구단도 LG 스포츠의 자부심이다. 농구단의 연고지는 창원이다. 1997년 3월 ‘송골매’를 뜻하는 세이커(SAKER)를 팀 명칭으로 확정하고 한국 프로 농구의 아홉 번째 구단으로 정식 데뷔했다. 경남 창원 종합운동장의 홈 경기장은 6000석 규모다.

세이커스 농구단의 모태는 1994년 창단한 금성 농구단이다. 금성 농구단의 초대 구단주는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맡았다. 창단 첫해인 1997~1998시즌과 2000~2001시즌 정규 리그에서는 각각 준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구단주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맡고 있다.

세계여자야구월드컵 후원

LG는 비인기 스포츠도 지원하며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여자야구 후원이다. LG전자는 여자 야구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2년부터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여자야구대회로는 국내 첫 스폰서 대회다. 작년 대회는 경기 이천의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렸다. 39개 팀 약 830명이 참가해 열전을 펼쳤다.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도 국내 여자야구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대회는 한국 여자야구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다. 한국여자야구연맹, 국제야구연맹 등과 협의해 2014년 국제 경기를 신설했다. 2016년에는 LG전자와 LG생활건강 공동 후원으로 ‘세계여자야구월드컵’을 부산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이 주관한 이 대회는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겨루는 유일한 대회다. 당시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 12개국을 대표하는 3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LG의 지속적 지원으로 한국여자야구연맹에 등록된 선수는 지난 2월 기준 44개 팀 791명으로 늘었다.

스포츠클라이밍 지원

LG는 동계스포츠도 적극 후원하고 있다. 2016년에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디오스 얼음정수기 냉장고의 광고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LG전자는 2017년 남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했다. LG 관계자는 “남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 열악한 연습 환경과 얇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을 꾸준하게 지원한 기업도 LG였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과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지금이야 스켈레톤이 윤성빈 선수의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유명해졌지만 2015년 당시만 해도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비인기 종목이었다. LG전자는 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의 ‘메인 스폰서’로서 국내외 전지훈련 및 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국내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더 많은 훈련경기 기회를 제공하고 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윤성빈 선수와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단에 3억원의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은메달을 획득해 일약 스타로 떠오른 여자컬링팀도 LG전자가 지원하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부터는 스포츠 클라이밍 여제로 불리는 김자인 선수와 대한산악연맹을 각각 후원하고 있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거대한 인공 암벽을 맨손으로 오르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2020년 도쿄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상황을 이겨내고 국제 주요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 2위에 오른 김자인 선수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