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이어 은행도…QR코드 활용 나섰다
핀테크(금융기술)를 활용해 각종 업무에 QR코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금융사가 늘고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지갑을 꺼내지 않고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QR코드를 켜 결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명함에 웹 기반 모바일 지점으로 바로 연결되는 QR코드를 넣었다.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식하기만 하면 되는 QR코드의 편의성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다. QR코드 인식에 걸리는 시간은 2~3초면 된다.

QR코드 활용 나선 은행들

기업은행은 지난 17일 직원들의 명함에 개인별 QR코드를 넣는 ‘QR명함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QR코드는 기업은행 웹 기반 모바일 지점인 ‘IBK큐브’로 연결된다. 누구나 이 명함 속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IBK큐브로 바로 접속하게 된다. 이곳에선 통장, 체크카드, 인터넷뱅킹 등을 영업점 방문 없이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각종 금융상품 가입뿐 아니라 대출상품 안내, 외화 환전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QR코드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게 목표”라며 “직원들의 마케팅 편의성도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업점과 먼 거리에 있는 중소기업 직원, 일과 중 사업장을 비우기 어려운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업은행 측은 기대했다.

다른 은행들은 모바일 앱에서 QR코드를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 ‘쏠’, 국민은행 ‘리브’, 우리은행 ‘우리은행 원터치뱅킹’, KEB하나은행 ‘하나멤버스’, 농협은행 ‘NH앱캐시’ 등이다. 이 서비스는 카드망을 거치지 않고 구매자 은행계좌에서 판매자 은행계좌로 직접 돈을 넘겨주는 방식이다. 각자 모바일을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결제단말기(POS)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신용공여 기능이 없어 당장 해당 QR코드와 연결한 계좌에 잔액이 없으면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게 약점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 이용률이 높은 국내에선 은행 QR코드 결제가 확산되기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대안으로 해외에서의 QR코드 활용을 시도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 핀테크 업체인 ‘디모(DIMO)’와 손잡고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1월 베트남에서 계좌 기반 직불결제 서비스가 가능한 ‘베트남 QR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베트남 식당, 마트, 호텔 등 3000여 개 가맹점에서 이용 가능하다.

카드사는 서비스 고도화 집중

신한·KB국민·롯데·비씨 등 4개 카드사는 QR코드 전용 결제 서비스 확산에 공들이고 있다. 카드사의 QR코드 결제 서비스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모두 연결해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카드사들의 QR코드 결제는 카드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일이 잔액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카드사들은 이 같은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비씨카드가 최근 중국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선보인 ‘해외 QR결제’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에서 사용하던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중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환전하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중국에서 해외 관광객이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현지 유심을 구입하고 계좌를 등록, 결제 앱을 추가 설치해야 하는 등 여러 절차가 필요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되도록 이용하기 편리하면서도 유용하도록 만들어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며 “당분간 QR코드를 활용한 각종 서비스 실험이 다양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QR코드

사각형의 가로세로 격자무늬에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코드 체계다. QR은 ‘Quick Response’의 약자로 빠른 응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하면 담겨 있는 정보로 바로 연결된다. 인터넷 주소, 계좌 정보뿐 아니라 지도 정보 등을 넣을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바코드와 비슷하지만 더욱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