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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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매길 수 있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서 한국산 면제를 담판 짓기 위해 방미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 행정부와 상하원 주요 인사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정 발효 등 한국정부의 그동안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16일(현지시간) 닷새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미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들에게 우리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본부장은 방미 기간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인사들과 상원 재무위, 하원 세입위 소속 주요 의원들과 잇따라 면담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는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에는 "미국의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어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 예단하지 않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 본부장은 "한국산 자동차에 232조 조치가 적용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제는 그 결과를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 시한이 오는 18일로 다가온 만큼 백악관은 금명간 관세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 명령안을 입수했다며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를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고, 일본과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앞으로 6개월 동안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유 본부장은 난항을 겪는 미·중 무역협상의 영향에 대해선 "양측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양국이 협상 모멘텀을 잃지 않고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선 단기적인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와 경기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내달 하순 방한에서 다뤄질 수 있는 통상 이슈에 관해선 "통상 현안은 상황이 워낙 급변하기 때문에 다음 달 것을 예측하긴 어렵다"면서도 "현재 주어진 현안을 잘 관리해서 그때는 현안이 없도록 하는 게 저희 임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17일 오후 4시 4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칠레, 브라질 등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일단 한국으로 돌아왔다.

유 본부장과 같이 귀국한 산업부 관계자는 "막판까지 미국 현지에서 활동한 감을 갖고 관세 부과여부가 발표됐을 때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측이 한미 FTA 조기 타결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최종 발표까지 결과를 예단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표는 미국 시간으로 18일 시한이지만 주말인 관계로 이르면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이나 내일 새벽 사이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그동안 전방위적 대미 설득 노력이 반영돼 관세 면제 조치가 나오길 기대하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 시나리오별로 대책을 강구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