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없는 시골길서도 반자율주행 탁월…"BTS노래 틀어줘" 하니 곡 찾아 자동재생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신차를 공개했다. CLA 2세대 모델이 그 주인공. 벤츠가 모터쇼가 아니라 CES에서 새 차를 선보인 건 사상 처음이다. 왜 정보기술(IT)의 격전지인 CES에서 신형 CLA를 선보였을까. 벤츠는 그 답을 독일 뮌헨에서 내놓았다.

벤츠는 지난달 전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더 뉴 CLA 시승행사’를 열었다. 장소는 BMW 본사가 있는 독일 뮌헨. 벤츠 관계자는 “BMW 심장부에서 시승행사를 열었다는 것 자체가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이번 시승행사는 벤츠의 미래 전략과 비전을 공개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벤츠가 이번 행사에서 가장 공을 들여 설명한 부분은 MBUX라는 이름을 가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차량 내 정보나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장비)이다. MBUX는 지난해 처음 공개된 기능이다. 신형 CLA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MBUX가 장착됐다.
차선 없는 시골길서도 반자율주행 탁월…"BTS노래 틀어줘" 하니 곡 찾아 자동재생
주행 중 “헤이 메르세데스”라고 부르면 MBUX가 활성화된다. “BTS 노래가 듣고 싶어”라고 말하자 MBUX는 온라인으로 곡을 찾아 자동으로 틀어줬다. 다른 명령이 있기 전까지 그들이 부른 노래를 전부 재생한다. 날씨나 스포츠경기 결과뿐 아니라 궁금한 걸 물으면 정확한 답변이 돌아왔다.

대시보드 가운데 있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손을 가까이 가져가자 손가락이 화면에 닿기도 전에 주요 메뉴가 떠올랐다. 운전자와 동승자의 손을 구별해 맞춤형 메뉴를 제공한다. 개인별 손 모양을 설정할 수도 있다.

주행보조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3단계로 경고음을 울린 뒤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했다. 차량이 중앙선을 밟으면 차가 ‘퉁’하고 튀었다.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고속도로는 물론 차선이 없는 시골길에서도 무리없이 작동했다. 내비게이션은 헷갈리기 쉬운 시골길을 직관적으로 안내했다. 카메라가 길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정면 사진을 보여주고, 그중 어디로 가야 할지 화살표를 덧씌우는 방식이다.

신형 CLA는 최신 기술을 적용했지만 디자인은 기존의 날렵한 스타일을 유지했다. 바닥에 착 붙어 달리는 느낌도 도드라졌다. 코너를 돌거나 급제동을 할 때 쏠림도 거의 없었다. 속도제한이 없는 고속도로 구간에서 시속 150㎞를 넘겼지만 힘이 부족하지 않았다. 신형 CLA는 연내 국내에 판매된다. 가격은 5000만원 초반대가 될 전망이다.

뮌헨=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