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제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삼성전자가 두 분기 연속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17일 정보기술(IT) 시장조사 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인텔의 올 1분기 매출은 157억9900만달러(약 18조8000억원)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분기 158억3200만달러(약 18조9000억원)에 비해 0.2% 줄어들었다. 2위인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128억6700만달러로 1년 전(194억100만달러)보다 33.7% 급감했다. 상위 15개 반도체 기업 중 전년 동기 대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 반도체 사업 매출에서 처음으로 인텔을 앞서며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지난해 4분기 1위 자리를 다시 인텔에 내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뚝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인텔의 주력 제품인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은 사실상 인텔의 독점 시장이어서 매출에 큰 변화가 없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업황 변동폭이 큰 편이다.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인 TSMC는 70억9600만달러의 매출로 3위 자리를 지켰다. SK하이닉스(60억2300만달러), 미국 마이크론(54억750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올 1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총 735억4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878억2000만달러)보다 16.3% 감소했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 4분기 인텔이 삼성전자로부터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선두자리를 지켰다”며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뺏겼던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올해는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