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세그먼트 개발 역량, 르노그룹 내 최고 영향력 갖춰
-성실성·협력사 역량·원가 경쟁력 높아

지난 4월, 르노그룹 내 6개의 글로벌 지역 본부 가운데 르노삼성이 기존 '아시아-태평양'에서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 본부 소속으로 변경됐다. 르노그룹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절반 규모를 르노삼성이 담당토록 한 것이다. 여기엔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르노그룹이 마련한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수익성 향상 전략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의 R&D 기지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Renault Technology Korea)도 그룹 내 임무가 보다 막중해졌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RTK는 지난 1998년 삼성자동차 연구소로 출발했다. 이후 2000년 9월 르노가 인수하면서 지금의 명칭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디자인 스튜디오와 R&D, 구매, 품질, 프로그램/상품기획 본부, A/S 엔지니어링팀으로 이뤄졌으며 1,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르노의 핵심 개발기지로 꼽히는 RTK를 르노삼성이 준비한 랩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통해 둘러봤다. 이번에 공개된 곳은 충돌 시험장, EMC 챔버, 디자인 스튜디오 등 세 곳이다.
[르포]XM3 만드는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가치는?


충돌 시험장은 말 그대로 신차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돌 시험을 진행하는 곳이다. 시험장 내부엔 125m의 레일과 충돌용 구조물, 조명, 초고속 촬영 장비, 더미 등이 배치돼 있다. 한쪽엔 테스트를 기다리거나 마친 차들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고, 이 가운데는 르노삼성이 내년 출시 예정인 XM3로 보이는 차도 있었다.

이 곳엔 각 국가의 시험 기준은 물론, 르노 그룹 자체 기준 충족을 위한 시험도 이뤄진다. 최근엔 자동차 능동안전기술이 발전하면서 보행자 안전도 요구되는 만큼 다양한 시험이 치러진다. 이밖에 안전띠, 에어백 등의 부품 테스트도 이뤄진다. 향후엔 자율주행차의 착좌 자세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 개발도 이뤄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충돌 시연을 기대했지만 방문자들의 안전을 위해 영상 관람으로 대체했다. 다양한 시험 영상 가운데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LPG차의 후방 충돌 시험이다. 르노삼성이 예전부터 도넛형 연료탱크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방문자들의 관심을 더욱 끌었다. 영상을 통해 보여준 도넛 탱크 충격 시험에선 소비자들이 우려할 만한 위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충돌 장면도 인상적이다. 일반 승용차 수준은 아니지만 탑승공간을 두르는 구조물의 강도와 탄성이 안정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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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들른 EMC 챔버는 전자파 방사 및 내성 시험을 진행하는 곳이다. 챔버 내부의 천장과 좌우 벽면은 전자파를 흡수하는 흰색 패널이 바둑판처럼 규칙적으로 거치돼 있다. 실험실 중앙엔 강력한 전자파를 일으키는 안테나가 마련됐고, 회전하는 테이블 위의 시험차에 전자파를 보낸다. 기본적으로 차내에 탑재된 전자장치의 간섭 정도를 측정하고, 주행중인 차에 전자파를 노출시켰을 때 기능적인 오작동 여부를 알아보는 과정이다. 최근 전장 부품 확대, 연결성 강화, 탄소섬유·플라스틱의 경량 소재 적용으로 전자파 유입량이 증가해 이 시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시험대엔 르노 콜레오스(내수명 QM6)가 올려져 있다. 공개된 실내 운전석 헤드레스트엔 광각 카메라를 설치해 놨다. 테스트 중엔 인체에 해로운 전자파가 시험실을 가득 채우기 때문에 카메라를 활용해 주요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살핀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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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디자인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모델링 작업실과 사무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작업실엔 빨간 베일을 두른 넉 대의 차가 서 있다. 모두 수년 후 르노삼성과 르노를 이끌 주역이 될 것이다. 이 곳은 SM6, QM6 등의 디자인을 주도한 바 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사무공간엔 디자이너들이 작업할 수 있는 다수의 책상이 놓여 있었다. 한 쪽엔 신차의 외장과 실내 색상, 패브릭 소재 등을 펼쳐놓은 큰 테이블도 눈에 들어왔다. 40명이 근무하는 곳이지만 대부분 외근을 나간 상황이다. 렌더링을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물 밖에서 영감을 얻거나 미팅을 하는 일 역시 중요해서다. 남아있는 일부 디자이너의 모니터엔 향후 출시될 신차의 뒷좌석이 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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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공개된 RTK는 세 곳이었지만 이동 중 간간히 보이는 연구실 문 틈 사이로 공개되지 않은 여러 분야의 프로젝트가 묵묵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RTK는 현재 캡쳐(내수명 QM3), XM3, 중국형 카자르, 그리고 내년 출시 예정인 SM6·QM6 부분변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신차 디자인, 설계, 시험 등을 일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르노그룹 내 시설은 프랑스, 루마니아, 한국 등 세 곳에 불과하다.

RTK를 총괄하는 권상순 연구소장은 RTK의 키워드로 연구 인력의 성실성, 협력사의 역량, 원가 경쟁력을 꼽았다. 숙련된 인력들로 구성된 각 분야 팀에게 목표를 설정하면 일정에 맞춰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협력사도 적절히 뒷받침 해준다는 것. 지구 반대편 르노 본사가 르노삼성 뿐만 아니라 그룹의 지속 가능성을 믿고 맡기는 배경이 명확한 이유다.

용인=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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