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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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지난 월요일까지 급락했던 뉴욕 증시가 사흘 연속 올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차 관세 부과 결정을 연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고, 16일(현지시간) 발표된 월마트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가 아직 괜찮은데 투자자들이 과민반응을 했던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런 상승세를 기술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흘 연속 오른 다우지수

사흘 연속 오른 다우지수

기업들의 막대한 자사주매입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대거 쏟아졌던 숏(공매도) 매도세가 화요일부터 증시가 상승하자 숏스퀴즈(숏 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를 때 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혹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반대 매수에 나서는 것)에 몰려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노무라)입니다.

실제 공매도 상위 순위에 오른 주식들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런 숏스퀴즈에 따른 수요는 사흘간 거의 정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증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현재로선 지난주 너무 많이 내린 탓인지, 호재에 더 많이 반응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에서 궁금하다며 물어온 질문에 대해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증시 상승은 '숏스퀴즈' 덕분일까

질문1> 지난 1분기 깜짝 성장률을 발표한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요?

지난 1분기 미국과 중국 경제의 성장률은 각각 3.2%, 6.4%에 달할 정도로 예상외로 좋았는데요. 4월 들어 다시 둔화되는 조짐입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15일 발표된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겁니다. 소매판매는 지난 3월 1.7% 증가했었는데요. 4월엔 0.2% 감소했습니다. 산업생산도 3월에 0.2% 증가했다가 4월에는 0.5%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4월 소매판매는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4월 산업생산도 작년 11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다만 16일 미국에선 나온 지표들이 괜찮았습니다. 4월 주택착공실적,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모두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습니다.

또 미국의 소비 경기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월마트가 1분기 실적을 내놓았는데 예상보다 나았습니다. 조정순이익이 주당 1.13달러로 예상 1.02달러보다 좋았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1239억 달러로 예상에는 못미쳤지만, 달러 강세로 인해 해외 매출이 적게 잡힌 탓입니다. 중요한 미국의 동일 점포 기준 매출은 3.4% 증가해 예상 3.2%보다 높았습니다. 또 온라인 매출도 37% 증가했습니다.

시스코도 좋은 실적을 내놓아, 오늘 뉴욕 증시에선 다우 지수가 0.84% 상승했습니다. S&P 500지수는 0.89%, 나스닥은 0.97% 올랐습니다.

문제는 5월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확산되면서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건데요.

이날 실적을 공개한 월마트의 브렛 빅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고율 관세는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UBS는 월마트 제품의 중국산 비중이 2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의류 신발 등은 중국산 의존도가 70~40%에 달합니다. 소비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물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문2>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협상 재개를 시사하지 않았습니까? 현지에는 이를 두고 어떤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지?

미국은 지난 10일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올렸지만, 해당 제품은 이달 말에나 미국 항구에 도착합니다. 중국도 그와 비슷한 6월1일부터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에 6월1일까지는 양국이 협상을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법제화 등을 놓고 양국 의견차가 커서 아직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므누신 장관의 말은 6월1일 전에 협상을 한 번 더 해보려는 노력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선 과연 6월 이전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지에 대해 약간 회의적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에선 이번에 미봉책으로 합의하지 말고 중국을 제대로 손을 봐줘야한다는 분위기가 상당히 강합니다.

오늘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였던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세는 양국에 피해를 주지만 중국을 더 해칠 수 있다. 협상에 효과적 도구가 될 거다"라고 했습니다. 홈디포의 전 CEO인 켄 랭군도 CNBC에 나와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제대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전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기업들도, 내심 트럼프를 응원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한 치 양보 없이 중국을 밀어붙일 태세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때리기’가 어설픈 합의보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가 최근 지인들이나 참모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화웨이를 겨냥해 미국 기술을 보호하겠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그 직후 상무부는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이런 정황을 보면 합의가 최대한 빨리 이뤄진다해도 오는 6월말 일본 G20 정상회담 때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연말, 혹은 어쩌면 내년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하는 게 합리적이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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