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직원들이 지난 14일 경북 구미 LG전자 A3공장 신뢰성 실험실에서 OLED TV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직원들이 지난 14일 경북 구미 LG전자 A3공장 신뢰성 실험실에서 OLED TV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지난 14일 경북 구미 공단동 국가산업단지. 유리창이 깨져 있거나 벽이 무너져내린 섬유 공장들을 지나 공단 중앙으로 가다 보면 주차장에 차가 빼곡한 2층짜리 건물이 눈에 띈다. 1975년부터 구미공단을 지키고 있는 LG전자 A3공장이다. 이곳은 45년간 흑백 TV, 컬러 브라운관 TV, LCD TV 등을 생산하며 ‘한국 TV 산업의 산실(産室)’ 역할을 해왔다.

이날 LG전자는 지난 1분기 ‘OLED TV 누적 출하량 400만 대 돌파’를 기념해 구미 생산라인을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160m 길이의 OLED TV 생산라인이 보였다. 금성사 점퍼를 입은 직원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뚱뚱한 TV를 조립했던 흑백 자료 사진 속의 그 장소다. 지금은 5~10m 간격을 두고 20명 남짓한 직원이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 작업은 로봇이 했다.

생산라인은 조립, 품질검사, 포장공정으로 구성된다. 조립공정에선 로봇이 제품을 살펴 누락된 부품이 없는지 확인한다. 품질검사 과정을 통해 블루투스·와이파이 기능 점검, 색 보정 등이 진행된다. 포장공정을 거쳐 OLED TV가 황토색 박스에 담겨 나왔다. 12초에 한 대씩 박스가 출고됐다.

TV가 옮겨지는 곳은 바로 옆 800㎡ 규모 신뢰성 실험실이다. 직원들은 방금 포장한 박스를 뜯고 있었다. 권영현 LG전자 HE구미품질보증팀 책임은 “고객이 포장을 뜯는 과정에서도 제품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어 직접 박스를 뜯어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문제없는 제품은 다시 포장돼 유통시장에 풀린다.

각 제품은 고객의 사용 환경과 비슷한 상태로 48시간 동안 기능, 고온, 음질 등 세 가지 검사를 거친다. 기능 실험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TV 앞에 앉아 리모컨 버튼을 꾹꾹 누르고 있었다. 화면 불량이 있는지 찾기 위해서다. 온도가 40도로 맞춰져 있는 고온실험실에선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직원이 연신 부채질하면서도 TV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아프리카 같은 무더운 환경에서도 TV가 정상 작동할 수 있는지 살피기 위한 목적이다.

이 공장은 오는 7월부터 세계 최초로 88인치 8K(고해상도) OLED TV를 생산한다.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 OLED TV도 하반기 구미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박근직 LG전자 생산담당 상무는 “OLED는 2023년 세계 TV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