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우려…골드만도 "물가상승·GDP 타격" 경고
"트럼프 中 전체수입품 고율관세 땐 미국 경기침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고한 대로 악화하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전략가인 마이클 윌슨은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 이 같은 우려를 기재했다.

윌슨은 중국 제품에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기업들이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데 고전하면서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비용에 대한 다른 압력들, 물가상승이 계속 저조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기업들이 제품가격을 올리거나 다른 곳에서 비용 효율성을 찾는 방식으로 관세 비용을 상쇄할 것"이라며 "이는 관세가 판매수익을 억누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기업들이 이미 다루고 있는 비용 문제를 고려할 때 미국이 전체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경기침체(recession)는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드는 사태로, 전미경제연구소(NBER)는GDP가 2분기 이상 연속으로 감소하면 경기침체로 규정한다.

미국 경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기를 지나 계속 확장해온 만큼 조만간 하강기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최근 들어 부쩍 제기되고 있다.

다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무역전쟁이 악화하면 미국 내 물가와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관세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의 추산치를 0.2%포인트로 올렸다.

미국이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영향이 0.5%포인트로 늘어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에 근원 물가상승률이 '눈에 띄게' 2%를 넘어선다면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약간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고율관세가 미국의 경제성장에 미칠 악영향도 따로 제시됐다.

골드만삭스는 "관세의 비용은 전적으로 미국 기업과 가계에 몫이 될 것"이라며 "무역전쟁이 더 악화하면 미국 GDP가 0.4% 타격을 받을 수 있고 무역긴장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경제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데 이어 3천억 달러에 달하는 나머지 전체 중국 수입품에도 같은 세율의 관세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10일 2천억 달러 규모의 자국 수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린 데 대한 보복으로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5∼25%로 올려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