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흙·물·빛·바람·안개 머금은 '햇차' 나왔어요…茶香에 힐링~
제주산 녹차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국산 프리미엄 티 브랜드 ‘오설록’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고(故) 서성환 회장이 한국 고유의 전통 차(茶)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1979년 선보인 브랜드다. 당시 제주도 한라산 남서쪽 도순지역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해 현재까지 제주도에서 차밭을 운영하고 있다.

40주년 맞아 ‘햇차 페스티벌’ 열어

오설록은 1980년대부터 10여 년에 걸쳐 제주도의 서광, 돌송이, 한남 등 여러 지역에 총 100만 평 규모의 유기농 차밭을 일궈냈다. 정성 들여 재배한 찻잎을 먹기 좋은 형태의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오설록이 지향하는 ‘제주 자연의 풍미와 건강함을 전달하는 일’이다.

제주 흙·물·빛·바람·안개 머금은 '햇차' 나왔어요…茶香에 힐링~
오설록은 올해 40주년을 맞아 ‘40번째 봄, 제주로부터’를 주제로 ‘제12회 햇차 페스티벌’을 열었다. 올해의 햇차 페스티벌은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5일 동안 서귀포시 오설록 서광차밭 일대에서 열렸다.

이 햇차 페스티벌은 오설록이 매년 이어오는 행사다. 차를 마시면서 진정한 휴식을 누릴 기회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려는 취지다. 올해는 40주년을 맞아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사진 찍기 좋은 녹차 잔 조형물, 대형 오프레도 조형물, 트릭아트 포토존 등을 갖춰놨다. 오설록 차밭에서 채엽해 만든 햇차도 맛볼 수 있게 했다. 행사 기간 매일 오후 4시엔 꽃잠프로젝트, 정승환, 요조 등 가수들의 콘서트를 열었다. 오설록 티 뮤지엄 야외공원에서는 목욕할 때 쓰는 ‘바스 티’를 만드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국화, 라벤더, 햇차 등 12개의 차 원료 중 세 가지를 선택해 바스티를 만들었다.

제주 자연의 맛과 향을 담아

오설록의 제주 차밭은 화산섬이라는 특수한 자연조건 속에서도 차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게 하는 흙, 물, 빛, 바람, 안개 등 다섯 가지 좋은 요소를 갖추고 있다.

오설록은 제주 차밭의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서광, 돌송이, 한남 등 오설록 차밭이 있는 화산회토는 유기물 함량이 높아 차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 100만 평 규모의 오설록 차밭은 사계절 내내 강한 바람이 불어와 대기 순환을 촉진하고, 찻잎의 양분 흡수를 극대화시킨다. 안개도 자연 차광 효과를 내 찻잎을 더 선명하게 자라도록 돕는다.

서귀포시 도순동에 있는 돌송이차밭은 어렵게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가장 오래되고 비밀스러운 차밭이다. 눈 쌓인 한라산 정상의 모습, 연녹색으로 뒤덮인 차밭이 서로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는 것을 보고 감탄사 ‘오’와 눈 ‘설’을 합쳐 ‘오설록’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돌송이차밭의 차는 빛과 물, 바람이 만드는 향이 특징이다. 밤에는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찬바람이, 낮에는 서귀포 앞바다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바람이 큰 일교차를 발생시키는데, 차나무가 이런 환경을 견뎌내며 특유의 향을 갖게 된다. 겨우내 잠자던 차의 새싹이 싹을 틔우는 4월이면 돌송이차밭 일대에는 싱그러운 차 향기가 퍼진다.

서귀포시 안덕면의 서광차밭은 오설록 티 뮤지엄이 자리잡은 곳이다. 서광차밭에 넓게 분포된 중문통이라는 토양은 찻잎을 더욱 짙게 하는 광합성 활동을 돕는다. 중문통에는 다른 흙에 비해 마그네슘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이 미네랄은 뿌리로 흡수돼 엽록소 생성과 광합성 활동을 촉진시킨다.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한남차밭은 오설록 차밭 중 가장 최근에 조성됐다. 그동안 오설록이 쌓은 노하우와 경험, 기술을 집약시켰다는 설명이다. 한남차밭의 가장 큰 특징은 흙과 물, 바람이 만들어내는 맛이다. 최적화된 자연환경과 오설록의 노하우가 만난 한남차밭에서는 최고 품질의 녹차와 다양한 향미의 발효차가 나오고 있다.
제주 흙·물·빛·바람·안개 머금은 '햇차' 나왔어요…茶香에 힐링~
신품종 개량에도 힘써

오설록은 녹차 재배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차 품종을 개량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의 USDA-NOP 인증, 유럽의 EU-Organic 인증 등 유기농 재배 인증을 받았다. 일정 기간 빛을 차단하고 재배하는 차광 재배, 한국 고유의 찻잎을 기반으로 신품종 개발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에선 ‘오설록 1979’를 운영하면서 ‘오설록 1979 애프터눈 티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차와 어울리는 스낵을 함께 제공해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음식문화를 조성해나가는 것이다. 오설록의 대표 제품은 매년 소량만 나오는 어린 찻잎으로 만든 ‘일로향’(60g·17만원대), 이른 봄에 채엽해 전통방식으로 덖어낸 고급 차 ‘우전’(60g·8만원대), 대중적이고 맛이 좋은 ‘세작’(80g·4만원대), 달고 구수한 ‘덖음차’(50g·1만5000원대) 등이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