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주 5년…현장과 멀어진 기재부
“공무원들이 산업 현장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들이 세종시로 이전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다. 민간 경제주체들과 치열하게 부딪치며 정책을 발굴하고 조율해야 할 공무원이 자신들만의 ‘갈라파고스’에 갇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장급 이상 기재부 공무원들은 세종시 이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민간과의 소통에서 얻는 정책 아이디어가 줄어든 것을 꼽는다. 한 기재부 간부는 “예전에는 기업인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세종에서는 기업인들을 만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기업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와 맞물려 기업인들 얘기를 듣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털어놨다.

세종시로 부처가 이전하면서 간부와 사무관 간 ‘소통 부재’까지 빚어진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가 있는 서울 중심부까지는 3시간이 넘는 거리다. 업무 현안을 조율하려면 이 같은 이동을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자연히 주로 서울청사에 있는 국장급 이상 공무원과 세종청사에 있는 사무관이 만날 기회는 줄어든다. 기재부의 다른 과장은 “내가 사무관 시절에는 아는 전문가나 민간 업체들에 전화해 시장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요즘 사무관들은 네이버부터 먼저 찾는다”며 “기업인을 만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니 젊은 직원들을 나무랄 수도 없다”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