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국내 경제의 수요 위축은 완화되고 있지만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경기 상황을 '부진'으로 판단했다.

KDI는 13일 'KDI 경제동향' 5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했다.

KDI는 소매판매액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지만 투자·수출 부진은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3월 서비스업 생산(전년 동월 대비)은 전월(-0.4%)보다는 높으나 1∼2월 평균(1.0%)보다 축소된 0.6%의 증가율을 보였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2.4%로 1∼2월 평균(1.3%)보다는 증가폭이 커졌다.

3월 투자는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기계류를 중심으로 15.5% 감소해 지난달(-26.8%)에 비해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다만 KDI는 "의미 있는 개선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기계류는 지난달(-29.0%)에 이어 20% 큰 폭 줄었다. 반도체 설비투자와 관련이 높은 특수산업용기계는 43.7%의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지속했다. 기계류 내수출하지수도 15.2% 줄었고 국내 기계 수주는 6.7% 감소해 2월(2.2%)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3월 건설기성(건설업체의 국내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조사해 집계한 통계)의 감소 폭은 2.9%를 기록했다. 2월(-12.2%)보다 줄어든 수준이다.

주택착공이 44.9% 감소하고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도 8.4% 줄었다. 두 지표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거부문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4월 수출은 조업일수의 증가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전반적으로 수출 부진은 지속했다. 4월 물가는 석유류가격의 하락폭 축소로 지난달보다 높은 0.6%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전월과 같은 0.9% 상승해 낮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4월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최근 경기 부진과 관련한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돼 환율이 상승했다.

KDI는 작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5개월간 경기 둔화 판단을 이어가다 지난달 처음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우려 수위를 한 단계 높였고 이달에도 '부진' 평가를 유지했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투자와 수출이 모두 감소를 지속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며 "자료상으로 전월보다 조금 나아진 측면은 있지만 아직 경기 판단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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