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이 발주한 수조원대 전기차 배터리 물량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소송을 촉발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 델라웨어주 지원이 최근 공개한 소송장에서 LG화학은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발주한 배터리 물량을 SK이노베이션이 따낸 것은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이용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폭스바겐 공급 계약을 비롯한 잠재 고객을 잃었다”며 “이에 따른 손실은 10억 달러(약 1조1178억원)가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LG화학이 소장에서 언급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폭스바겐으로부터 수주한 북미용 전기차 배터리 물량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해 “배터리 기술과 생산방식을 자체 개발했기 때문에 LG화학으로부터 기술을 빼올 필요가 없다”고 맞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법정에서 옳고 그름을 가리겠지만 고객사 물량을 경쟁사에 빼앗길 때마다 소송을 제기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평판이 떨어져 너나 할 것 없이 영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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